피고인 2를 피고인 1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차량)죄에 대한 공동정범으로 처벌할 수 있는지 여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차량)죄는 운전자가 교통사고로 인하여 피해자를 다치게 한 후 구호조치 없이 현장을 이탈하는 등의 방법으로 도주한 경우에 성립하는 과실범과 고의범의 결합범으로서, 운전자의 업무상과실치상 행위는 피해자 구호 등의 조치의무위반 행위와 더불어 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차량)죄에 관한 구성요건해당행위의 일부를 이룬다고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운전자의 부탁으로 차량의 조수석에 동승한 후 운전자의 차량운전행위를 살펴보고 잘못된 점이 있으면 이를 지적하여 교정해 주려 했던 것에 그치고, 전문적인 운전교습자가 피교습자에 대하여 차량운행에 관해 모든 지시를 하는 경우와 같이 주도적 지위에서 같은 차량을 운행할 의도가 있었다거나 실제로 그 같은 운행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면, 그 같은 운행 중에 야기된 사고에 대하여 동승자에게 과실범의 공동정범의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할 것인바( 대법원 1984. 3. 13. 선고 82도3136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와 같이 피고인 1이 운전상의 과실로 이 사건 교통사고를 일으킨 직후 동승한 피고인 2가 교통사고 후 피고인 1과 공모하여 자리를 바꾸어 대신 운전하여 감으로써 피고인 1의 도주행위에 가담하였다고 하더라도, 동승자였던 피고인 2가 운전자였던 피고인 1의 과실에 의한 교통사고를 서로의 의사연락하에 이룩하여 범죄가 되는 결과를 발생하게 한 것이 아니라면, 교통사고에 관한 과실범의 공동정범은 성립할 수 없다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이 피고인 2가 이 사건 차량의 조수석에 동승하여 피고인 1에게 길을 가르쳐 주는 등의 역할을 한 것만으로는 피고인 2가 운전자인 피고인 1과 이 사건 차량의 운전행위를 함께 한다거나 운전업무상 공동의 주의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 어렵고, 이 사건 차량이 이 사건 교차로에 진입하기 전에는 피고인 2가 피고인 1에게 별다른 지시를 하지 않았다고 피고인들이 일관하여 진술하는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2의 업무상과실치상 행위는 인정될 수 없으므로, 피고인 2에게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차량)죄에 관한 구성요건해당행위가 결여되어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나아가 도주행위에 가담한 동승자가 비록 운전자의 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종전 범행인 교통사고 발생사실을 인식하였다 하더라도 그 형사상 책임은 가담 이후의 범행에 대한 공동정범으로서의 책임에 국한된다 할 것이므로, 운전자가 아닌 동승자가 교통사고 후 운전자와 공모하여 도주행위에 가담하였다 하더라도 형법상 유기죄 등이 성립함은 별론으로 하고,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차량)죄의 공동정범으로 처벌할 수는 없는 법리이므로, 이 부분 검사의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주장 역시 그 이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