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법위반방조죄에 대한 법리오해의 점
공소사실이란 범죄의 특별구성요건을 충족하는 구체적 사실이며 공소장에는 공소사실의 기재에 있어서 공소의 원인된 사실을 다른 사실과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특정하도록 형사소송법이 요구하고 있으므로, 방조범의 공소사실을 기재함에 있어서는 그 전제가 되는 정범의 범죄구성을 충족하는 구체적 사실을 기재하여야 하고(대법원 1988. 4. 27. 선고 88도251 판결 등 참조), 한편 매도, 매수와 같이 2인 이상의 서로 대향된 행위의 존재를 필요로 하는 관계에 있어서는 공범이나 방조범에 관한 형법총칙 규정의 적용이 있을 수 없고, 따라서 매도인에게 따로 처벌규정이 없는 이상 매도인의 매도행위는 그와 대향적 행위의 존재를 필요로 하는 상대방의 매수범행에 대하여 공범이나 방조범관계가 성립되지 아니한다(대법원 1988. 4. 25. 선고 87도2451 판결 참조).
그런데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들에 대한 약사법위반방조의 점의 요지는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공소외인이 약국개설자도 아니고 의약품도소매허가도 없어 의약품을 판매하거나 판매목적으로 취득할 수 없음에도, 공소외인이 마약대용물로 남용되고 있는 전문의약품인 염산날부핀을 대량구입하여 이를 시중의 일반인들에게 유통시킨다는 정을 알면서도, 2001. 1. 17. 18:00경 공소외인에게 염산날부핀 100,000 앰플을 84,000,000원에 판매하여, 공소외인이 의약품인 염산날부핀을 일반인들을 상대로 판매하거나, 판매목적으로 취득할 수 있도록 공급하여 이를 방조하였다"라고 함에 있다.
우선 위 공소사실 중,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공소외인이 의약품을 판매할 수 없음에도 염산날부핀을 일반인들을 상대로 판매한다는 정을 알면서 공소외인에게 염산날부핀을 판매함으로써, 공소외인이 염산날부핀을 일반인들을 상대로 판매할 수 있도록 공급하여 이를 방조하였다"라는 점에 관하여 보면, 위 공소사실 부분은 정범인 공소외인의 염산날부핀 판매행위라는 범죄사실이 전혀 특정되지 않았으므로 방조범인 피고인들의 위 공소사실 부분 역시 특정되었다고 할 수 없다.
다음 위 공소사실 중,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공소외인이 의약품을 판매의 목적으로 취득할 수 없음에도 염산날부핀을 일반인들을 상대로 판매한다는 정을 알면서 공소외인에게 염산날부핀을 판매함으로써, 공소외인이 염산날부핀을 일반인들을 상대로 한 판매의 목적으로 취득하도록 공급하여 이를 방조하였다."라는 점에 관하여 보면, 위 공소사실 부분은 정범인 공소외인의 판매목적의 염산날부핀 취득행위라는 범죄사실에 대하여 피고인들이 공소외인에게 염산날부핀을 판매, 공급함으로써 공소외인의 범행을 방조하였다는 것인바, 이와 같이 의약품을 판매할 수 없는 공소외인이 판매의 목적으로 의약품을 취득한 범행과 대향범관계에 있는 피고인들의 공소외인에 대한 의약품 판매행위에 대하여는 형법총칙상 공범이나 방조범 규정의 적용이 있을 수 없으므로, 피고인들을 공소외인의 범행에 대한 방조범으로 처벌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들에 대한 약사법위반방조의 점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하였는바,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약사법 제35조 제1항 위반죄의 방조범에 대한 공소사실의 특정 및 방조범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다만, 이 사건과 같이 의약품 제조업자인 피고인들이 염산날부핀을 적법한 판매대상자도 아닌 공소외인에게 판매한 행위는 공소외인이 염산날부핀을 일반인들에게 유통시킨다는 정을 피고인들이 알았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약사법 제35조 제1항 위반죄의 정범으로 처벌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한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