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등록상표를 그 지정상품과 동일 또는 유사한 상품에 사용하면 타인의 상표권을 침해하는 행위가 된다고 할 것이나, 타인의 등록상표를 이용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상표의 본질적인 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 출처표시를 위한 것이 아니어서 상표의 사용으로 인식될 수 없는 경우에는 등록상표의 상표권을 침해한 행위로 볼 수 없다고 할 것이고(대법원 1997. 2. 14. 선고 96도1424 판결 참조), 그것이 상표로서 사용되고 있는지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하여는, 상품과의 관계, 당해 표장의 사용 태양(즉, 상품 등에 표시된 위치, 크기 등), 등록상표의 주지저명성 그리고 사용자의 의도와 사용경위 등을 종합하여 실제 거래계에서 그 표시된 표장이 상품의 식별표지로서 사용되고 있는지 여부를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일본국 공소외 3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3 회사'라 한다)는 우리 나라 특허청에 필름, 렌즈, 프로세서 카메라 등을 지정상품으로 하여 'FUJIFILM'이라는 상표를 등록한 사실, 후지필름은 1988.경 필름업계 최초로 1회용 카메라 "퀵스냅"을 개발하였고, 1989. 4.경 이를 국내에 도입하여 판매하였으며, 이후 대대적인 광고를 통하여 "퀵스냅"이 1회용 카메라의 고유명사가 될 정도로 소비자 인지도가 높은 상황이었고, 1990.부터는 타사 상품이 나오기는 하였으나 1993.까지 1회용 카메라 시장의 70%이상을 점유한 사실, 공소외 3 회사에서 'Quick Snap Super' 또는 'Quick Snap Superia'라는 명칭으로 생산된 1회용 카메라의 몸체에는 렌즈의 좌측에 가로 20mm, 세로 3mm 정도의 비교적 큰 글씨로 1번, 렌즈의 둘레에 가로 8mm, 세로 1mm 정도의 작은 글씨로 3번, 플래쉬 부분에 가로 10mm, 세로 2mm 정도의 작은 글씨로 1번, 잔여 필름 표시 부분에 작은 글씨로 1번 각 'FUJUFILM' 이라는 상표가 새겨져 있고, 그 외에 상품명을 표시하는 'QuickSnap Super', 'QuickSnap SUPERIA'의 표시가 종이상자에 여러 군데 기재되어 있는 사실, 피고인은 공소외 3 회사에서 생산되었다가 사용 후 회수된 1회용 카메라 몸체의 렌즈 둘레와 플래쉬 부분에 위와 같이 'FUJIFILM'이라는 상표가 새겨져 있음을 알면서도 이를 제거하거나 가리지 아니한 상태에서(일부 제품에는 렌즈 좌측부분의 상표만을 가림) 그 몸체 부분을 'Miracle'이라는 상표가 기재된 포장지로 감싼 후 새로운 1회용 카메라를 생산하여 이를 판매한 사실, "miracle"라는 의미는 "기적, 불가사의한(놀랄 만한) 사물(사람)"을 나타내는 말로 그 자체로 상품의 출처를 나타내는 기능은 없고, 그것이 주지 저명한 것도 아니어서 피고인의 상품임을 나타낸다고 볼 수도 없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사정이 이와 같다면, 비록 'Miracle'이라는 상표를 별도로 표시하였다거나 'FUJIFILM'이라는 상표가 'Miracle'이라는 상표보다 작거나 색상면에서 식별이 용이하지 아니하다고 할지라도 피고인은 그가 제작·판매하는 이 사건 1회용 카메라에 공소외 3 회사의 이 사건 등록상표를 상표로서 사용하였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또한, 이 사건 1회용 카메라는 공소외 3 회사에서 생산되는 'Quicksnap'과 마찬가지로 공소외 3 회사에서 생산되는 상품의 일종인 'Miracle'이라고 혼동할 염려가 있고 이는 상품주체의 혼동을 야기하는 행위라고 할 것이므로,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이 이 사건 등록상표를 침해하고 혼동을 일으키게 하였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그 이유 설시에 있어서 다소 미흡한 점은 있으나 결론에 있어서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표의 사용이나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에서의 혼동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도 받아들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