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노노법 제42조 제2항은 "사업장의 안전보호시설에 대하여 정상적인 유지·운영을 정지·폐지 또는 방해하는 행위는 쟁의행위로서 이를 행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안전보호시설’이라 함은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에 대한 위험을 예방하거나 위생상 필요한 시설을 말하고, 이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당해 사업장의 성질, 당해 시설의 기능, 당해 시설의 정상적인 유지·운영이 되지 아니할 경우에 일어날 수 있는 위험 등 제반 사정을 구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 대법원 2005. 9. 30. 선고 2002두7425 판결 참조).
한편, 노노법 제42조 제2항의 입법목적이 ‘사람의 생명·신체의 안전보호’라는 점과 노노법 제42조 제2항이 범죄의 구성요건이라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형식적으로는 안전보호시설의 유지·운영을 정지·폐지 또는 방해하는 행위가 있었지만 그로 인하여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에 대한 위험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경우에는 노노법 제91조 제1호, 제42조 제2항 위반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할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검사가 이 사건 공소사실에서 적시한 이 사건 열병합발전소의 발전기 등 전기시설, 보일러 등 스팀시설, 소방수 공급시설 등 용수시설, 플랜트 에어 압축기, 계기용 공기 공급시설 등이 노노법 제42조 제2항 소정의 안전보호시설이라는 점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공단이 노동부에 보낸 질의자료와 구미·안산지방노동사무소장의 파업자제 촉구문들 및 공단 본사 인사노무팀 과장 공소외 1, 공단 서부지역본부장 공소외 2의 각 진술이 있으나, 위 증거들만으로는 열병합발전소의 위 시설들이 어떤 이유에서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에 대한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시설인지, 구체적으로 어떠한 위험성이 있는 시설인지 확인하기 어렵고, 위 증거들에 의하더라도 보일러 및 발전기의 화재 또는 폭발위험성은 발전소가 가동되는 상황에서 각 개별 장치의 가동만 중단하였을 경우의 위험성을 지적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드는 점(이 사건 열병합발전소시설은 점검·보수를 위하여 또는 수용업체에 가동중단사실을 미리 고지한 후 그 가동이 완전 정지된 상태였다), 이 사건 열병합발전소시설 중 소방수 공급시설의 경우에는 그 자체로 안전보호시설로 볼 여지도 있지만 이 사건 쟁의행위는 발전소의 보일러가 모두 꺼지는 등 가동이 완전 중단된 시기에 이루어진 행위여서 피고인들이 소방수 공급시설의 정상적인 유지·운영을 방해하여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에 대한 위험을 초래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 드는 점, 이 사건 반월·구미열병합발전소는 매년 추석연휴기간에 발전소 시설의 점검·보수를 위하여 발전소 시설의 가동을 중단하여 왔고, 공단이 2001년의 경우에도 이 사건 쟁의행위가 발생하기 이전에 증기 수용업체들에게 추석연휴기간에 증기공급을 중단할 것임을 알림에 따라 증기 수용업체들은 증기공급 중단에 대비하였으며, 구미열병합발전소의 경우 추석연휴기간 바로 전날인 2001. 9. 29. 종전의 결정을 번복하여 발전소의 보일러 4기중 1기를 정상가동하기로 결정하고 증기수요량이 가장 많은 주식회사 새한에게만 그 사실을 전화상으로 알렸으나, 주식회사 새한은 2001. 9. 30. 정식공문으로 위 사실을 통보받은 것이 아니어서 예비적으로 자체 동력시설을 가동하고 있었고, 2001. 9. 30. 07:30경 다시 구미열병합발전소로부터 증기공급을 중단할 것이므로 자체 보일러를 가동하라는 연락을 받고 자체 보일러로부터 증기공급을 받도록 연결하여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아니하였으며, 반월·구미열병합발전소로부터 증기를 공급받는 수용업체들은 예정대로 증기를 공급받지 못하여 생산에 차질이 생기는 등 재산적 피해만을 호소하고 있을 뿐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에 대한 피해에 대해서는 아무런 진술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검사가 공소사실에 적시한 위 열병합발전소시설들이 노노법 제42조 제2항 소정의 안전보호시설에 해당한다거나 피고인들이 쟁의행위로서 위 시설들의 유지·운영을 방해함으로써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에 대하여 위험을 초래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할 것이다.
그러므로 원심으로서는 공소사실에서 들고 있는 위 열병합발전소시설들이 어떤 근거에서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에 대한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시설이고 구체적으로 어떠한 위험성이 있는 시설인지, 위 열병합발전소시설들의 가동을 중단함에 있어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하였는지, 위 열병합발전소시설들의 가동중단에 의하여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에 대한 어떠한 위험이 있는지, 위 열병합발전소로부터 증기를 공급받는 수용업체가 예정된 시간에 증기를 공급받지 못하여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에 대한 피해를 입은 사실이 있는지 등에 대하여 더 자세히 심리한 다음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노노법 제91조 제1호, 제42조 제2항 위반죄의 성립을 인정할 수 있는지를 가려보았어야 할 것임에도, 원심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열병합발전소시설들이 어떠한 이유로 안전보호시설에 해당되는지에 관하여 언급함이 없이 피고인들의 주장을 배척하고 이 부분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채증법칙 위배 또는 심리미진으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노노법 제42조 제2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안전보호시설’의 개념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노노법 위반죄 부분은 위법하므로 파기되어야 할 것인바, 위 파기부분은 원심판결에서 유죄로 인정된 나머지 부분과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는 이상 전체의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아야 하므로,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