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의 이 부분 판단은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수긍할 수 없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소의 부루세라병에 의한 양축 농가의 경제적 손실의 최소화를 위한 대책 연구에 관한 이 사건 각 약정의 근거 법률은 정부로 하여금 농수산자원의 효율적인 개발·이용 등을 위하여 대학 또는 전문가 등에게 특정과제를 연구토록 하고 필요한 출연금(出捐金)을 지급케 한 구 농어촌발전 특별조치법(1999. 2. 5. 법률 제5758호로 개정 전) 제10조의2인데, 1994. 12. 29. 기본 약정이자 1차년도 약정으로 체결된 ‘현장애로기술개발연구용역계약서’에는 약정 당사자인 (을)을 ○○대학교 총장으로 표시하고, (을)에게 사업 착수·중간·최종보고서 제출 및 관련 기관, 대학, 산업계 등에 배포 책임(제6조), 지체상금 지급 책임(제8조), 연구용역 완성 통지 및 보완 책임(제9조)이 있고, (을)이 대가지급 청구권(제10조)을 가지며, (을)이 계약 내용·금액 변경에 관한 협상 주체(제7조)라고 명시되어 있고, 피고인은 위 용역계약에 따른 권리·의무의 귀속 주체로 위 용역계약서에 표시되거나 서명 날인한 사실이 없다.
1995. 12. 23.(2차년도 약정)과 1996. 11. 30.(3차년도 약정) 각 체결된 약정은 구 농어촌발전 특별조치법 시행규칙(1999. 4. 10. 농림부령 제1321호로 개정 전. 아래에서도 같다)과 구 농림기술개발사업실시요령(농림수산부 훈령 제827호, 제854호. 아래에서도 같다)을 근거 규정으로 하여 체결되었는데, 위 시행규칙은 농림수산특정연구사업을 실시하게 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당해 연구를 주관하여 수행하는 기관(주관연구기관)의 장과 당해 연구개발사업에 관한 협약을 체결하여야 한다(제13조 제1항)고 하고, 주관연구기관의 장은 지급받은 출연금을 별도의 계정을 설치 관리하면서 연구원의 인건비 및 교육훈련 경비, 연구시설 구입·설치·임차 및 운영에 필요한 경비, 재료구입비, 기술도입비 및 기술정보활동비 등으로 사용하고, 실적을 보고하도록 정하고 있다(제13조의2 제2, 3, 4항). 또, 위 실시요령은 농림기술개발사업 실시주체는 대학, 기업체 등으로 구성된 협동연구팀을 원칙으로 하고(제3조), 제12조에서 연구 과제를 확정할 때에는 당해 연구개발사업을 주관하여 수행하는 연구기관(주관연구기관)과 당해 연구개발사업을 총괄하여 수행하는 연구책임자(총괄연구책임자)를 지정하되, 총괄연구책임자는 주관연구기관에 소속된 연구원이어야 하고(제1항), 주관연구기관은 당해 분야의 연구인력, 시설 등 연구개발 수행능력이 있고 농림부장관이 별도로 정한 기준에 의한 기관이어야 하며, 주관연구기관의 장은 연구개발수행에 대한 종합적인 책임, 연구개발인력·시설 및 행정의 우선적 지원, 연구개발비의 관리·사용 및 관리자 지정·사용실적 보고, 연구개발성과의 활용 및 활용 결과 보고, 협동연구기관·협동연구책임자의 지정 및 변경 요청, 기술료의 징수 및 결과 보고, 기술료의 사용 및 관리 등에 관한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제2항), 총괄연구책임자는 당해 분야에 대한 연구경험과 연구능력을 갖춘 자로서 연구개발계획서의 작성, 연구개발 내용 및 수행방법 결정, 참여연구원의 선정, 연구개발비의 사용·관리·연구관리비의 배분 결정, 세부 연구개발과제의 조정·감독, 연구개발 결과의 보고 등에 관한 권한과 책임을 가진다(제3항)고 선언한 후 개별 조항에서 그 구체적인 사항에 관하여 상세히 정하고 있으며, 주관연구기관의 장은 총괄연구책임자가 연구기간 중 정년퇴임, 임기만료, 장기해외연수 등으로 인하여 연구수행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도록 총괄연구책임자 선정 시 이를 고려하도록 하고 있다(제5항). 또, 협약을 체결함에 있어 협약당사자인 주관연구기관이 기업부설연구소로서 대표권이 없는 경우에 연구개발사업은 주관연구기관의 책임하에 수행하되 협약체결은 당해 기업의 대표와 체결하며 당해 기업의 대표는 당해 연구개발사업에 대한 권리와 의무를 갖는다(제23조 제1항)고 하고, 사업의 성과로서 취득하는 연구기자재·연구시설은 물론 산업재산권·연구보고서의 판권·시작품 등에 대한 정부출연금 지분에 상당하는 부분은 주관연구기관의 소유로 정하고 있다(제39조).
1995. 12. 23.과 1996. 11. 30. 각 체결된 약정서에 의하면, 농림수산특정연구과제의 수행에 관하여 (갑), (을)이 협약을 체결한다고 기재하면서 협약당사자란에는 (을)로 표시된 ○○대학교 총장이 기명·날인하였고, 피고인은 별도로 마련된 총괄연구책임자란에 (병)으로 서명·날인하였는데, 위 각 약정서는 제2조에서 (을)과 (병)은 구 농림수산기술개발사업실시요령 제12조 제2항 및 제3항의 규정에 의한 권한과 책임을 갖고 연구과제 계획서에 따라 성실히 수행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선언한 다음, 근거 규정인 구 농어촌발전 특별조치법 시행규칙과 구 농림기술개발사업실시요령의 내용에 따라 (을), (병)의 권한과 책임을 규정한 다음, 제18조 제1항에는 준수사항으로 (을)은 (갑)이 요구하는 바에 따라 (병)의 연구개발 내용을 보완 또는 시정토록 하여야 한다는 규정을 추가하고 있다. 한편, 위 각 약정을 근거로 협동연구기관인 공소외 3 주식회사와 체결한 참여계약서는 물론 실시기업인 공소외 4 주식회사와 체결한 기술실시계약서에서도, 모두 계약당사자를 (갑) ○○대학교 총장과 (을) 공소외 3 주식회사 연구소장 혹은 공소외 4 주식회사로 하여 (갑), (을)의 권한과 책임에 대하여 규정하였고, 피고인은 총괄책임연구자 자격으로 서명·날인하였다.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대학교 총장이 그 명의로 체결한 이 사건 1, 2, 3차 각 약정에서 ○○대학교 총장에 속하는 것으로 정한 여러 권한과 책임은 이 사건 연구사업의 주관연구기관인 ○○대학교의 장인 ○○대학교 총장에게 실질적으로 귀속되는 것임이 분명하다. 이 사건 각 약정의 근거 규정의 취지나 이 사건 각 약정의 내용을 살펴보면, 실제 연구 활동을 수행하는 총괄연구책임자에 대한 관리·감독권을 가지는 주관연구기관의 장에게 연구사업에 대한 최종적인 권한과 책임을 부여함으로써 연구비 지출·성과물의 합리적인 이용 등을 포함한 연구사업 전반의 적정한 수행을 담보하려는 것임을 분명히 알 수 있는바, 이 사건 각 약정에 의하여 ○○대학교 총장에게 귀속되도록 정해진 여러 권한과 책임이 형식적인 것에 불과하다고 볼 아무런 근거가 없다. 그리고 ○○대학교 총장은 이 사건 연구사업의 주관연구기관인 ○○대학교를 대표하여 이 사건 각 약정을 체결한 것인바, ○○대학교 총장이 행한 이 사건 각 약정의 체결, 이행 및 성과물의 이용에 관한 업무는 모두 이 사건 연구사업의 주관연구기관인 ○○대학교의 업무에 속하는 것이고, 국립대학인 ○○대학교 소속 교수로서 교육공무원 신분인 피고인이 ○○대학교의 이 사건 연구사업의 수행을 위하여 행하는 연구 활동 역시 ○○대학교의 업무 수행 일환으로 보아야 할 것이니, 이는 교육공무원으로서의 피고인의 직무 집행 행위에 해당하는 것이고, 피고인이 참여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연구사업의 수행 결과물의 사용에 관한 사항은 피고인의 직무인 이 사건 연구 활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항임이 분명하다.
원심이, 관련 규정과 이 사건 각 약정의 명시적인 규정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각 약정의 실질적인 당사자는 피고인이고 주관연구기관인 ○○대학교나 그 대표자인 ○○대학교 총장은 단순히 형식적으로 명의만을 제공한 것이라고 볼 만한 뚜렷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이 사건 각 약정의 체결과 이행 및 그 성과물의 이용에 관한 사항이 모두 ○○대학교와는 무관한 피고인의 사적인 약정에 근거한 사항으로 교육공무원으로서의 피고인의 직무 또는 그와 밀접한 관계가 있거나 그와 관련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이 공소외 1로부터 수수한 금원이 이 사건 연구 활동과 관련된 것인지에 대하여 나아가 살펴보지 않고 이 사건 뇌물수수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것은, 뇌물수수죄의 구성요건인 공무원의 직무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