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공소외 2는 딸인 공소외 1이 고등학교 3학년 학생으로 대학진학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에 우울증 증세를 보이자 2002. 8. 8. 공소외 1을 데리고 피고인이 운영하는 신경정신과의원을 찾아가 진찰을 받게 한 사실, 피고인은 문진 및 각종 검사 결과 공소외 1이 우울증이라고 판단한 후 약을 투약하면서 향후 경과를 지켜보기로 하여 우선 1일분 약을 처방하였고, 같은 달 9. 및 10.에는 공소외 2 혼자 내원하는 바람에 그녀에게 딸의 상태를 물어 같은 달 9.에는 1일분 약을, 같은 달 10.에는 그 다음날이 일요일이어서 병원이 휴무인 관계로 2일분 약을 각 처방한 사실, 그런데 공소외 1은 같은 달 11. 새벽 부모가 잠든 사이 '엄마 미안해.'라는 내용의 글을 남기고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의 비상계단 창문을 통하여 투신 자살한 사실, 공소외 2는 피고인이 처방한 약의 부작용 때문에 딸이 사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갖던 중에 딸에 대한 진료기록부를 확보하기 위하여, 2002. 9. 9. 위 의원에 내원하여 딸의 사망사실을 숨긴 채, 딸의 증상이 그 동안 심해져 서울에 있는 큰 병원으로 옮기려 한다며 진료기록부 사본의 발급을 요구하였고, 이에 피고인은 전원을 위하여는 진료의뢰서가 필요하다며 진료의뢰서를 발급하려 하였는데, 공소외 2가 합당한 이유를 제시하지 않은 채 재차 진료기록부 사본의 발급을 요구하므로, 피고인의 명함을 건네주면서 딸의 치료를 담당할 의사에게 전하여 담당의사가 전화하여 줄 것을 요청하고 담당의사와의 전화를 통하여 진료 경과를 설명하고 진료기록부 등이 필요하다면 그 사본을 전원할 병원에 직접 송부하겠다고 하는 한편, 공소외 2가 피고인이 처방한 약을 기재하여 진료의뢰서를 발급하여 달라고 요구하므로 공소외 2의 요구를 받아들여 진료의뢰서를 발급하여 주었으며, 공소외 2는 자신의 요구가 받아들여진 진료의뢰서를 건네받고 위 의원을 나온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정이 위와 같다면, 공소외 2가 딸의 전원을 위하여 진료기록부 사본의 발급을 요구한 이상, 이는 공소외 2가 진료기록부 사본의 발급을 특정하여 요구한 것이라기 보다는 전원에 필요한 통상적인 서류를 발급하여 줄 것을 요청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설령 공소외 2가 진료기록부 사본의 발급을 특정하여 요구한 것으로 본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필요에 따라 진료기록부 사본을 전원할 병원에 직접 송부하겠다고 하였고 이에 공소외 2가 피고인이 처방한 약을 기재한 진료의뢰서를 발급하여 달라고 요구하여 이와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진 진료의뢰서를 건네받은 이상, 이는 공소외 2가 피고인이 제안한 진료기록부 사본의 교부방법을 용인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인에게 공소외 2의 진료기록부 사본의 발급 요구에 응하지 아니하려는 고의가 있었다고 평가할 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