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구 도로교통법(2005. 5. 31. 법률 제7545호로 전문 개정되어 2006. 6. 1.부터 시행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이라고 한다) 제50조 제1항의 취지는 도로에서 일어나는 교통상의 위험과 장해를 방지·제거하여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함을 그 목적으로 하는 것인바, 이 경우 운전자가 하여야 할 필요한 조치는 사고의 내용, 피해의 태양과 정도 등 사고현장의 상황에 따라 적절히 강구되어야 할 것이고, 그 정도는 우리의 건전한 양식에 비추어 통상 요구되는 정도의 조치를 말한다(대법원 1993. 11. 26. 선고 93도2346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공소사실 기재 일시·장소에서 위 화물차를 운전하여 우회전을 하면서 가상의 중앙선을 넘어서 진행함으로써 반대방향에서 오던 피해차량과 충돌하였는데, 당시 피해차량에는 운전자 외에 2명의 여자가 더 탑승해 있었고 피고인도 이를 알고 있었던 사실, 피고인은 사고 직후 정차하지도 않은 채 그대로 도주하였고, 이에 피해차량의 운전자가 경찰과 무선연락을 주고받으며 약 5km나 피고인을 추격하여 피고인을 검거한 사실, 사고지점은 목포시 선창 부근으로 근처에 술집들이 밀집해 있는 곳이고 사고시각에는 차량들의 흐름이 적지 않았던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는바, 사실관계가 이와 같다면, 피고인은법 제50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즉시 정차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그대로 도주하였을 뿐 아니라, 피해자 등이 도주하는 피고인을 약 5km나 추격함으로써 새로운 교통상의 위험과 장해를 초래하였음이 분명하므로, 비록 위 사고로 인하여 피해차량이 경미한 물적 피해만을 입었고 파편물이 도로상에 비산되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법 제50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교통사고 발생시의 필요한 조치를 다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위 교통사고가 매우 경미한 접촉사고에 불과하여 피고인이 사고현장을 이탈할 당시 교통상의 위험과 장해를 방지·제거하여 원활한 교통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것은법 제106조,제50조 제1항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지른 것이라고 하겠으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