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2006. 12. 30. 법률 제81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노조법’이라고만 한다)은 필수공익사업장에 관하여 직권중재제도를 두고 있고, 노조법 제63조는 노동쟁의가 중재에 회부된 때에는 그 날부터 15일간은 쟁의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는 한편, 제91조 제1호는 이에 위반한 자에 대하여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이하 ‘이 사건 처벌조항’이라고 한다).
한편, 노조법상 조정절차 및 중재절차는 기본적으로 준사법기관에 의한 대립당사자의 분쟁해결절차로서, 구 노동위원회법(2007. 1. 26. 법률 제829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에서 규정한 제척·기피 관련 조항(제21조)이 적용되고, 공익사업의 노동쟁의의 조정을 전담하는 특별조정위원회(이하 ‘특조위’라고 한다)에 관하여는 이에 더하여 공익을 대표하는 위원으로만 구성하도록 하고 당사자의 배제권을 보장하는 규정(노조법 제72조 제3항)까지 두는 등 그 구성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들을 규정하고 있는바, 노조법이 특조위의 구성과 관련하여 노·사 양측에 대하여 공익위원에 대한 배제권을 부여한 것은 조정절차의 공정성과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한 것으로서, 질병이나 사고, 출국 등으로 인하여 조정업무를 담당할 수 없는 부득이한 사정, 제척·기피 사유의 존재 등으로 말미암아 쌍방이 배제하지 아니한 공익위원만으로는 특조위를 구성할 수 없게 되었다는 등의 불가피한 사정이 없는 한, 당사자가 배제신청을 한 공익위원을 특별조정위원으로 지명하는 것은 절차의 공정성을 현저히 침해하는 것으로서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처벌조항 위반의 점을 심리·판단하는 법원으로서는 특조위의 구성에 위와 같은 절차적 하자가 있는지 여부 등을 심리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5. 5. 12. 선고 2005도890 판결 등 참조).
그렇지만 원래 특조위의 구성에 있어서 관계 당사자의 신청에 의하여 공익위원을 배제하는 절차는 오로지 당사자의 주관적 의사에 달린 것으로서 배제신청한 공익위원에게 이해관계 등 객관적으로 조정의 공정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유가 있는지 여부를 불문하는 것이므로 당사자가 배제신청한 공익위원이 특별조정위원으로 지명되었다고 하여 조정의 공정성이 훼손되거나 이를 기대할 수 없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 특조위는 단기간의 법정기간 내에 조정절차를 종료해야 하는 점 및 노동쟁의 조정절차의 안정성도 고도로 요청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특조위를 구성함에 있어서 당사자가 배제한 공익위원을 지명한 하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당사자가 특조위의 조정절차에 참여하면서 권고결정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면, 직권중재회부의 결정과정상의 하자가 그 절차의 공정성이 현저히 침해되었다고 볼 정도에 이르렀다고 평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원심이 인정한 바에 의하면, 이 사건 노조측이 2004. 6. 28.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라 한다)에 노동쟁의조정신청을 하자, 중노위 위원장은 당시 시행되던 노동위원회규칙 제48조에 따라 특조위의 구성을 위해 공익위원 12명 중 순차로 배제할 위원 각 4명의 명단을 제출할 것을 쌍방에 통지하였고, 같은 달 30. 쌍방이 각각 배제할 공익위원 4명을 순위에 따라 기재한 명단을 제출하였는바, 노조측이 제출한 배제명단의 제1순위자는 공소외인이었던 점, 중노위 위원장은 쌍방으로부터 배제되지 아니한 2명의 공익위원과 함께 위 공소외인을 지명하여 3인으로 특조위를 구성하고, 같은 해 7. 2. 그 명단을 쌍방에 통지한 점, 특조위(위원장은 위 공소외인이었다)는 사전조정 및 조정회의를 진행한 다음 같은 달 14.에 조정안을 제시하였으나, 쌍방이 거부하자 같은 날 중노위 위원장에 대하여 이 사건 중재회부권고결정을 하였으며, 중노위 위원장은 같은 달 18.에 이 사건 직권중재회부결정을 한 점, 이 사건 노조 관계자들은 노조측이 제1순위로 배제한 위 공소외인이 특별조정위원으로 지명된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지는 아니한 점을 알 수 있다.
앞서 본 법리에 의하면, 노조측이 특조위의 조정절차에 참여하면서 권고결정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 이상 직권중재회부의 결정과정에 그 공정성이 현저히 침해되었다고 볼 수 있는 정도의 하자가 있다고 평가할 수는 없을 것이어서, 피고인에 대하여 이 사건 처벌조항에 의한 죄책을 묻는 것은 정당하다고 할 것이다. 원심은 비록 그 논거는 달리 하였으나,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로 인정한 제1심의 판단을 유지한 결론에 있어서는 정당하므로,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