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라는 주장에 대하여
형법 제20조 소정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라 함은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하고, 어떠한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인지는 구체적인 사정 아래서 합목적적, 합리적으로 고찰하여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하므로, 이와 같은 정당행위를 인정하려면, 첫째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둘째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셋째 보호이익과 침해이익과의 법익균형성, 넷째 긴급성, 다섯째 그 행위 외에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대법원 2002. 12. 26. 선고 2002도5077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조산사가 분만 과정에 있는 산모에게 포도당과 옥시토신을 주사하는 행위, 특히 분만 직후 출혈을 방지하기 위하여 옥시토신을 주사하는 행위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한 행위’라는 피고인의 주장에 대한 원심의 다음과 같은 판단, 즉 조산원에서 산모의 분만을 돕거나 분만 후의 처치를 위하여 옥시토신과 포도당이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고 위 약물들이 산모의 건강을 위하여 투여된 것이라는 사정만으로는 그것이 바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고, 약물투여의 개별적인 경위, 일반인들의 시각, 투약의 동기·목적·방법·횟수, 조산사의 경력, 약물이나 분만에 대한 지식수준, 산모의 나이·체질·건강상태, 그 약물투여로 인한 부작용 내지 위험발생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할 것인데, 의료법에 의하면 의료행위는 의료인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고 또 의료인도 각 면허를 받은 범위 내에서만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데, 이는 특정 분야의 의료행위가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 또는 공중위생에 가할 수 있는 위험성 등에 관한 지식과 경험을 획득함으로써 그 분야의 의료행위로 인한 인체의 반응을 확인하고 이상 유무를 판단하여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고 인정되는 자에게만 면허를 부여하고 그들로 하여금 그 특정 분야의 의료행위를 제한적으로 행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라고 보아야 하는 점, 포도당은 보통 환자에게 수분을 보충하고 전해질 균형을 맞추어 주며 응급상황시에는 혈관 확보를 위해 사용되는 것이나 전해질 상실 또는 혈액정맥염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당뇨병이나 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환자 등에게는 신중하게 투여되어야 하는 점, 옥시토신은 분만 후 자궁이 수축되지 아니하고 출혈이 계속될 때 주사하는 자궁수축제이지만 실제로는 분만촉진제로도 널리 사용되고 있고 반이뇨작용, 저혈압, 빈맥 등의 부작용이 있는 점, 또한 주사기의 소독상태, 주사방법과 주사량 및 산모의 나이·체질·건강상태와 태아의 상태 등에 따라 위 각 약물은 산모나 신생아에게 위해를 발생시킬 우려가 있는 점, 게다가 이 사건에서는 각 산모들이 응급환자로서 응급처치를 받아야 할 상태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피고인의 이 사건 각 약물투여행위를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한 행위로 볼 수 없다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제3점의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반,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