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3 소정의 치상 후 도주의 죄는 자동차 등의 교통으로 인하여형법 제268조의 죄를 범한 운전자가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사고현장을 이탈하여 사고를 낸 자가 누구인지를 확정할 수 없는 상태를 초래함으로써 성립되는 것인바, 피해자를 구호할 필요가 있었는지 여부는 사고의 경위와 내용, 피해자의 나이와 그 상해의 부위 및 정도, 사고 뒤의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그런데 원심이 인정한 사실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피해자들 3명은 모두 각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경추부 염좌 등의 상해를 입어 물리치료를 받은 후 주사를 맞고 1~3일간 약을 복용하는 등 치료를 받았다는 것이니, 그 피해자들의 부상이 심하지 아니하여 직장에서 일과를 마친 다음에 병원으로 갔다거나 피해자들이 그다지 많은 치료를 받지 아니하였다는 등 원심이 인정한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사고 당시 구호의 필요가 없었다고 단정할 수 없고, 이러한 상황에서 피고인이 차에서 내리지도 않고 피해자들의 상태를 확인하지도 않은 채 인적사항을 알려주는 등의 조치도 취하지 않고 그냥 차량을 운전하여 갔다면 피고인의 행위는 위에서 본 치상 후 도주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사고 당시 피해자가 구호를 받아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피고인은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차량)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원심판결에는 채증법칙을 위반하거나 위 죄에 있어 구호의 필요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