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2013. 6. 2. 00:05경 그랜저XG 승용차량을 운전하고 이 사건 사고 장소인 편도 4차로 도로의 1차로를 진행하다가 전방에서 신호대기 중이던 레이 승용차량 뒷부분을 세게 들이받아 그 차량이 앞으로 밀리면서 다른 차량 2대를 충격하게 한 사실, 피고인은 곧바로 그 자리에서 1, 2m 후진한 후 중앙선을 넘어 다시 진행하면서 왼쪽으로 원을 그리듯 회전하여 중앙선을 또다시 넘은 다음 당초 진행방향의 차로 쪽으로 돌진하였고, 그곳 2, 3, 4차로에서 신호대기 중이던 다른 차량 3대를 잇달아 들이받고 나서 보도 경계석에 부딪혀 멈춰선 사실, 이 사고로 인하여 피해차량들에 승차하고 있던 피해자들 중 3명은 각 3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7명은 각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은 사실, 인천삼산경찰서 교통조사계 소속 경사 공소외인은 사고 직후 현장에 출동하여 사고 경위를 파악한 다음 피고인과 함께 경찰서로 이동하였고, 그곳에서 호흡측정기로 음주측정을 한 결과 혈중알코올농도 0.024%로 측정된 사실, 그런데 당시 피고인은 얼굴색이 붉고 혀가 꼬부라진 발음을 하며 걸음을 제대로 걷지 못한 채 비틀거리는 등 술에 상당히 취한 모습을 보였고, 공소외인이 경찰서 내에 대기하던 피해자들에게 호흡측정 결과를 알려주자, 일부 피해자들은 측정 결과를 믿을 수 없다며 공소외인에게 혈액 채취에 의한 측정을 요구한 사실, 이에 공소외인은 피고인에게 호흡측정 수치를 알려주고 ‘피해자들이 처벌수치 미달로 나온 것을 납득하지 못하니 정확한 조사를 위하여 채혈에 동의하겠느냐. 채혈 결과가 최종 음주수치가 된다’고 말하며 혈액 채취에 의한 음주측정에 응하도록 설득하였고, 이에 피고인이 순순히 응하여 ‘음주량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고자 혈액 채취를 승낙한다’는 내용의 혈액 채취 동의서에 서명·무인한 다음 공소외인과 인근 병원에 동행하여 그곳 의료진의 조치에 따라 혈액을 채취한 사실, 공소외인은 이와 같이 채취된 혈액을 제출받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송부하여 그에 대한 감정을 의뢰하였는데, 혈중알코올농도가 0.239%로 측정된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에 대한 호흡측정 결과 처벌기준치에 미달하는 수치로 측정되기는 하였으나, 당시 피고인의 태도나 외관 등에서 정상적인 보행이 어려울 정도로 술에 상당히 취한 상태임이 분명히 드러났던 점, 피고인이 1차로 추돌 사고를 낸 후 곧바로 중앙선을 넘어 왼쪽으로 회전하다가 중앙선을 또다시 넘은 다음 다른 피해차량 여러 대를 들이받는 사고를 추가로 내고서야 멈춰서는 등 비정상적인 운전 행태를 보인 점,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상해를 입은 피해자들이 10명에 이르렀고, 그중 경찰서에 대기하며 피고인의 모습을 목격한 일부 피해자들이 호흡측정 결과를 믿을 수 없다며 경찰관에게 혈액측정을 요구한 점 등 호흡측정 당시의 여러 구체적 상황으로 보아 처벌기준치에 미달한 호흡측정 결과에 오류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사정이 있었다고 할 것이다. 나아가 피고인이 처벌기준치 미달로 나온 호흡측정 결과를 알면서도 경찰관의 설득에 따라 혈액 채취에 순순히 응하여 혈액 채취 동의서에 서명·무인하였고, 그 과정에서 경찰관이나 피해자들의 강요를 받았다는 정황은 없는 점, 피고인이 경찰서에서 병원으로 이동하여 혈액을 채취할 때까지 이를 거부하는 의사를 표시하였다는 사정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 대한 혈액 채취는 피고인의 자발적인 의사에 따라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 사고 조사를 담당한 경찰관이 피고인의 음주운전 혐의를 제대로 밝히기 위하여 피고인의 자발적인 동의를 얻어 혈액 채취에 의한 측정방법으로 다시 음주측정을 한 조치를 위법하다고 할 수 없고, 이를 통하여 획득한 혈액측정 결과 또한 위법한 절차에 따라 수집한 증거라고 할 수 없으므로 그 증거능력을 부정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