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의 판단
구 노동조합법 제93조 제2호 위반죄는 구 노동조합법 제21조 제1항에 의한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행위를 처벌함으로써 위 시정명령이 추구하는 행정목적을 달성하는 것을 보호법익으로 한다. 이러한 취지에서 구 노동조합법 제93조 제2호에서 정한 처벌을 하기 위해서는 그 시정명령이 실체적으로 적법한 것이어야 하므로, 시정명령의 적법성은 구 노동조합법 제93조 제2호 위반죄의 구성요건에서 핵심적인 부분을 이루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이 사건 시정명령은 해직 교원에게 조합원 자격을 인정하는 피고인 노동조합의 규약이 구 교원노조법 제2조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이를 시정하라는 취지로서, 그 처분사유의 근거 법령으로 구 교원노조법 제2조를 적시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후 이 사건 법률 개정에 따라 구 교원노조법 제2조 단서가 삭제되고 제4조의2가 신설됨으로써 종전까지 금지하던 해직 교원의 교원 노동조합 가입을 허용하는 것으로 법령이 변경되었다. 따라서 이 사건 시정명령은 그 처분사유의 법령상 근거를 유지할 수 없게 되었고, 이 사건 시정명령을 통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행정목적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나아가 이 사건 법률 개정은 해직 교원의 교원 노동조합 가입을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이 타당한지 여부에 관하여 오랜 기간 사회적 논란이 이어져온 상황에서 국민의 대표자인 국회가 이를 허용하기로 입법적 결단을 한 것일 뿐만 아니라, 그 제안이유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교원 노동조합 제도를 국제적 규범기준에 부합하도록 개선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이 사건 법률 개정 당시 부칙 등에도 개정법률 시행 전의 시정명령 위반행위 등 해직 교원의 교원 노동조합 가입과 관련된 벌칙규정의 적용에 관하여 아무런 경과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다.
이와 같은 구 노동조합법 제93조 제2호 위반죄의 보호법익과 구성요건, 이 사건 시정명령의 경위와 근거 법령, 이 사건 법률 개정의 경위와 내용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법률 개정은 법령상 해직 교원의 교원 노동조합 가입을 허용하지 아니한 종전의 조치가 부당하였다는 법률이념의 변천에 따른 것으로서, 해직 교원에게 조합원 자격을 인정하는 교원 노동조합의 규약에 대하여 시정을 명하거나 그 시정명령 위반행위를 범죄로 인정하고 처벌한 것 역시 부당하였다는 반성적 고려를 전제하고 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 사건 시정명령 위반행위는 형법 제1조 제2항의 ‘범죄 후 법령의 변경에 의하여 그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한 때’에 해당한다고 볼 것이다.
그렇다면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에 의하여 면소판결을 하여야 할 것인바, 이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 및 이를 그대로 유지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할 수 없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