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법은 의료인을 의사·간호사 등 종별로 엄격히 구분하고 각각의 면허가 일정한 한계를 가짐을 전제로 하여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금지·처벌하는 것을 기본적 체계로 하면서도, 의료인 상호 간에 각각의 업무 영역이 어떤 것이고 그 면허의 범위 안에 포섭되는 의료행위가 구체적으로 어디까지인지에 관하여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이는 의료행위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고 그 개념도 의학의 발달과 사회의 발전, 의료서비스 수요자의 인식과 요구에 따라 얼마든지 변화될 수 있는 것임을 감안하여 법률로 일의적으로 규정하는 경직된 형태보다는 시대적 상황에 맞는 합리적인 법 해석에 맡기는 유연한 형태가 더 적절하다는 입법 의지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대법원 2016. 7. 21. 선고 2013도85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의료인 중 간호사의 업무는 의료법 제2조 제2항 제5호(2024. 9. 20. 법률 제20445호로 제정되어 2025. 6. 21. 시행되는 간호법에서는 제12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다)에서 ‘환자의 간호요구에 대한 관찰, 자료수집, 간호판단 및 요양을 위한 간호’, ‘의사 등의 지도하에 시행하는 진료의 보조’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간호사가 할 수 있는 ‘진료의 보조’ 행위의 범위에 ‘고도의 지식과 기술을 요하여 반드시 의사만이 할 수 있는 의료행위’가 포함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러한 의료행위 자체가 아니라면 의사는 의료행위의 과정에서 수반되는 ‘진료의 보조’ 행위를 간호사에게 지시하거나 위임할 수 있다(대법원 2007. 9. 6. 선고 2006도2306 판결, 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8도590 판결 등 참조). 간호사가 의사의 지시나 위임에 따라 수행할 수 있는 ‘진료의 보조’ 행위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해당 의료행위가 진단·치료 등의 본질적·핵심적 부분인지 여부, 해당 의료행위가 시행되는 부위 및 구체적 방법과 난이도, 요구되는 의료지식과 기술의 수준, 해당 의료행위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이나 후유증의 내용 및 그 위험성의 정도, 임상의학 분야에서 시행되고 있는 의사와 간호사 사이의 실질적인 의료분업 현황, 의료기술과 의료산업의 발전 양상과 의료환경의 변화, 의료서비스 수요자의 인식과 요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또한 간호사가 ‘진료의 보조’를 할 때 모든 행위 하나하나마다 항상 의사가 현장에 입회하여 일일이 지도·감독하여야 한다고 할 수는 없고, 경우에 따라서는 의사가 진료의 보조행위 현장에 입회할 필요 없이 일반적인 지도·감독을 하는 것으로 충분할 수도 있다. 여기에 해당하는 보조행위인지 여부는 보조행위의 유형에 따라 일률적으로 결정할 수는 없고 구체적인 경우에 따라 그 행위의 객관적인 특성상 위험이 따르거나 부작용 혹은 후유증이 있을 수 있는지, 당시의 환자 상태가 어떠한지, 간호사의 자질과 숙련도는 어느 정도인지 등의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개별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8. 19. 선고 2001도3667 판결, 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0도5964 판결 등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