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고이유를 본다.
사용자가 기업이 불황이라는 사유만을 이유로 하여 임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체불하는 것은 근로기준법이 허용하지 않는 바라 할 것임은 소론 주장과 같다고 하겠으나, 한편 그러한 경우에 사용자가 모든 성의와 노력을 다했어도 임금의 체불이나 미불을 방지할 수 없었다는 것이 사회통념상 긍정할 정도가 되어 사용자에게 더 이상의 적법행위를 기대할 수 없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그러한 사유는 같은 법 제36조 제2항 위반범죄의 책임조각사유로 된다는 것이 당원의 견해이다(당원 1985.10.8. 선고 85도1262 판결;1988.2.9. 선고 87도2509 판결 ;1988.5.10. 선고 87도2098 판결 등 각 참조).
이 사건에서 원심은 거시증거에 의하여, 피고인이 1992.3.20. 이 사건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 선임되어 같은 해 4.6. 취임한 사실, 위 회사는 1987년도부터 1991년도까지 노동조합원들의 태업 및 파업으로 인한 생산손실, 제품의 납기지연과 불량품의 발생으로 인한 기업신용의 하락, 생산성의 증대폭을 상회하는 고율의 임금인상, 제품수주격감, 국내 제조업의 불황에 의한 공작기계 수요의 감소, 대기업의 업계신규참여에 의한 시장점유율의 축소로 말미암아 약 480억 원 이상의 적자가 누적된데다가, 위 회사의 실질적 사주인 통일교재단의 총재인 공소외 문선명이 1991.11.경 정부의 허가 없이 북한을 방문한 일로 말미암아 같은 해 12.경부터 각 금융기관이 여신중단과 대출금회수를 시작함에 의하여 그 무렵부터 위 회사를 비롯한 통일교재단산하 각 기업들이 모두 극심한 경영압박을 받게 되어 부도위험에 빠지게 된 사실, 한편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위 회사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합계 금 2,073,155,183원의 지급기일인 1992.4.10.의 이전인 같은 달 1.부터 9.까지의 위 회사의 지급어음은 61.55억 원이었고, 같은 달 13.부터 16.까지의 지급어음은 63.04억 원이었는데, 위 회사는 같은 달 4.에는 부족한 어음결제자금 30억원을 공소외 제일은행으로부터 일시대월금으로 지급받아 결제에 사용한 외에 다른 금융기관으로부터 조달한 자금으로 어렵게 운영되어 온 사실, 피고인은 대표이사로 취임한 직후 노동조합측에 회사의 사정을 설명하는 한편, 그 후 제품대금을 선수금으로 지급받고 사채 등을 조달하여 같은 해 4.17. 미불임금을 모두 지급하였다는 사실을 각 인정한 다음,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그 동안 누적된 적자규모 등 자금사정이나 당시 회사가 처한 사정에 비추어 피고인으로서는 대표이사로 취임한지 불과 4일만에 근로자들의 임금을 그 지급일에 지급할 수 없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우선 원심이, 피고인이 임금지급기일 이전인 1992.3.20. 이미 대표이사로 선임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그가 같은 해 4.6.까지 대표이사로서의 권한을 행사할 수 없었다는 특단의 사정에 대한 설명도 없이 피고인이 취임한지 불과 4일만에 임금지급기일이 도래하여 그 기일을 준수하지 못하였다고 설시한 부분은 적절하지 않으나, 그 외의 다른 사실에 관한 원심의 채택증거를 기록에 대조하여 살펴보면 모두 수긍되는 바이고, 피고인은 특히 위 문선명의 북한방문을 계기로 한 기업경영외적 원인에 의하여 시작된 금융기관의 여신중단과 대출금회수에 따른 자금난으로 위 회사가 이미 부도의 위험에 처한 상태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된 후 위 회사의 부도를 막고 임금의 미불을 방지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금융기관 등에 부탁하는 등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음에도 불가피하게 이 사건 임금의 체불에 이른 것이라고 능히 수긍되므로, 이에 관한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앞서 본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옳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가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