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펴본다.
근로기준법 제30조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 사용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기타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도록 규정함으로써 퇴직 근로자 등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법률관계를 조기에 청산하도록 강제하는 한편 사용자측에 대하여 그 청산에 소요되는 기간을 유예하여 주고 있으므로, 위 퇴직금 등 체불로 인한 근로기준법 제109조 위반죄는 지급사유 발생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하는 때에 성립한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사업주가 법인일 경우에는 위 14일이 경과할 당시에 퇴직금 등의 지급권한을 갖는 대표자가 그 체불로 인한 죄책을 짐이 원칙이고 14일이 경과하기 전에 퇴직 등의 사유로 그 지급권한을 상실하게 된 대표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죄책을 지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A가 주식회사 C의 대표이사로 근무하여 오던 중 1992.9.28. 수원지방법원에서 위 회사에 대하여 회사정리절차 개시결정이 내려지고 위 회사의 관리인으로 피고인 D가 선임된 사실을 알 수 있으므로, 피고인 A로서는 위 정리절차 개시결정과 동시에 위 회사 사업의 경영과 재산에 대한 관리처분 등의 권한을 상실하게 되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위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 기재의 각 퇴직 근로자들에게 지급할 금원 중 위 정리절차 개시결정 후에 지급사유 발생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하게 되는 부분에 대하여는 위 피고인에게 그 체불로 인한 죄책을 물을 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인데, 원심판결과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위 정리절차 개시결정 후에야 지급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하게 되는, 즉 위 정리절차 개시결정시까지 지급사유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아직 14일이 경과하지 아니한 공소외 E, F, G, H, I, J 등 6명의 근로자에 대한 임금이나 퇴직금 등의 체불까지 유죄로 판단하고 있는바, 이는 위에서 본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지른 것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다음으로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D는 회사정리법에 따라 1992.9.28. 위 회사의 관리인으로 선임된 후 1993. 6. 30.까지만 그 업무를 수행하고 1993.7.1. 사임하여 그 날부터는 관리인으로서의 업무를 수행하지 아니한 사실을 알 수 있으므로, 위 피고인으로서는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의 각 퇴직 근로자들에게 지급할 금원 중 위 사임일 이후에 지급사유가 발생하거나 지급사유 발생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하게 되는 부분에 대하여는 그 체불로 인한 죄책을 지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인데, 원심판결과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위 사임일 이후에 지급사유가 발생하거나 위 사임일까지 지급사유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아직 14일이 경과하지 아니한 공소외 K, L, M, N, O, P, Q, R, S, T, U, V 등 12명의 근로자에 대한 임금이나 퇴직금 등의 체불까지 위 피고인에게 책임을 지우고 있음이 명백한바, 이 부분 또한 같은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지른 것이라고 하겠다.
그렇다면 피고인들의 판시 근로기준법위반죄가 피고인별로 각기 실체적 경합의 관계에 있다고 보아 하나의 형을 선고한 원심판결은 이 점에서 벌써 위법하여 그대로 유지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