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의 판단
형사재판에서 항소심은 사후심 겸 속심의 구조이므로, 제1심이 채용한 유일한 증거에 대하여 그 신빙성에 의문은 가지만 그렇다고 직접 증거조사를 한 제1심의 자유심증이 명백히 잘못 되었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유도 나타나 있지 않는 경우에는, 비록 동일한 증거라고 하더라도 다시 한번 증거조사를 하여 항소심이 느끼고 있는 의문점이 과연 그 증거의 신빙성을 부정할 정도의 것인지 알아 보거나, 그 증거의 신빙성에 대하여 입증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검사에 대하여 항소심이 가지고 있는 의문점에 관하여 입증을 촉구하는 등의 방법으로 그 증거의 신빙성에 대하여 더 심리하여 본 후 그 채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그 증거의 신빙성에 의문이 간다는 사유만으로 더 이상 아무런 심리를 함이 없이 그 증거를 막바로 배척하여서는 안된다고 할 것이다.
돌이켜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인을 단속한 의경인 위 공소외인은 제1심에서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고인을 단속하였을 당시 피고인이 증인에게 차량정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불법 유턴하였다고 시인하면서 미안하다고 하더니, 증인이 면허증 제시를 요구하자 거부하면서 이의하겠다고 하였다. 증인이 단속 근무를 하던 곳은 피고인이 불법으로 유턴하던 곳에서 30-40m 정도 떨어져 있었는데 당시 피고인의 차량이 전면에 나와 있어서 피고인이 불법으로 유턴한 것을 분명히 보았다"고 명확하게 진술하고 있다.
그런데 원심은 위 공소외인의 진술을 신빙하기 어렵다고 본 첫번째 사유로 "아침출근 시간에 차량이 정체되어 있는 곳을 ‘3차선으로 가다가 2개 차선을 가로지르면서 중앙선을 넘어 반대방향으로 유턴하여 진행'하는 것이 용이하지 않다"는 것을 들고 있으나, 위 시내방향의 차선이 극도로 정체되어 있었다고 하더라도, 3차선으로 진행하던 차량은 2차선 및 1차선으로 진행하던 차량의 양보를 받아 가면서 1차선으로 차선을 변경한 다음 충분히 유턴할 수 있는 것이고, 다만 그 반대차선도 극도로 정체되어 있다면 유턴하기 어려울 뿐이므로, 위와 같은 사유는 위 공소외인의 진술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할 사유는 될지언정 막바로 그 신빙성을 부정할 합리적인 이유가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다음으로 원심은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이 유턴하였다면, 30-40m 전에 이미 단속 의경이 서 있는 곳을 지나쳤을 것인데 그와 같이 무모하게 유턴하여 단속 의경 앞쪽으로 진행한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점을 위 공소외인의 진술을 신빙하기 어렵다는 두번째 사유로 들고 있으나, 단속 의경이 근무하고 있다는 사정을 알았다면 통상의 운전자는 그 의경이 목격할 수 있는 지점에서 불법유턴을 하지 않을 것이지만, 위 공소사실과 같이 피고인이 시내 방향으로 3차선을 따라 운행하다가 유턴하였다면, 단속 의경을 목격할 수 없을 수도 있으므로, 이와 같은 사유도 위 공소외인의 진술의 신빙성을 막바로 부정할 결정적인 사유가 되지 못한다고 할 것이다.
또한 피고인이 단속 당시부터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는 정황만으로는 위 공소외인의 진술을 배척할 합리적인 사유가 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원심이 들고 있는 사유는 위 공소외인의 진술이 신빙성이 없다고 바로 단정할만한 합리적인 사유라고 볼 수 없으므로, 원심으로서는, 위와 같은 사유로 제1심이 직접 증거조사를 하여 채용한 유일한 증거인 위 공소외인의 진술에 의문이 가면, 위 공소외인을 다시 한번 증인으로 출석시켜 그의 진술에는 위와 같은 의문점이 있다고 지적하고 피고인과의 대질신문 등으로 단속 당시의 정황에 대하여 더 심리하여 본 다음에 그 진술의 신빙성 여부에 대하여 판단하였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판결에는 필경 유일한 증거에 대하여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채증법칙을 위배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를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