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정신성의약품관리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이 점에 대한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향정신성의약품 취급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공소외 13, 공소외 14, 공소외 15 등과 공모하여, 1995. 4. 29.경 위 공소외 13이 중국 대련 소재 공소외 14의 아파트에서 공소외 14로부터 피고인의 연락처 전화번호를 알게 되어 1995. 5. 2.경 귀국한 다음 피고인의 위 연락처로 전화를 하여 같은 달 초순경 서울 마포구 공덕동 소재 ○○호텔 커피숍에서 위 공소외 15를 데리고 나온 피고인을 만났던바, 그 자리에서 공소외 15가 공소외 13에게 "공소외 14가 중국에서 제조한 메스암페타민 10㎏을 국내로 수입해 달라."고 부탁하여 공소외 13이 이에 동의함으로써 그와 함께 향정신성의약품인 메스암페타민을 중국에서 수입하기로 결의하고, 피고인은 같은 달 하순경 서울 강남구 역삼동 이하 불상지 소재 사무실에서 공소외 15와 함께, 같은 달 12. 중국으로 가서 공소외 14와 메스암페타민 수입에 대하여 상의한 후 같은 달 14. 국내로 들어온 공소외 13을 만나 그로부터 "중국의 사정이 좋지 않으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는 말을 듣고 공소외 15가 공소외 13에게 "잘 판단하여 다시 연락을 달라."는 말을 한 후 헤어지고, 1995. 6. 하순 15:00경 경주시 (주소 생략)△△호텔 커피숍에서, 같은 달 4. 다시 중국으로 가서 공소외 14와 메스암페타민 수입문제를 상의하고 같은 달 9. 귀국한 공소외 13을 공소외 15와 함께 만나 그로부터 "이번에도 사정이 좋지 않아 메스암페타민을 가져오지 못하였으나 7월 하순경에는 선박을 통하여 15㎏을 가지고 들어올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을 듣고, 위 공소외 15가 "준비를 하고 있겠다. 메스암페타민이 국내로 들어오면 바로 연락을 하여 달라."는 말을 하는 등 공소외 13과 함께 메스암페타민 수입에 대하여 모의를 계속하여 오던 중 1995. 7. 13. 공소외 13이 메스암페타민 매도 혐의로 구속되는 바람에 실행에 착수하지 못하고 음모에 그쳤다는 것인바, 이에 대하여 원심은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공소외 13의 진술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신빙성이 없고, 공소외 18의 진술만으로는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다.
위 공소외 13은 위 공소사실의 전반적인 내용에 일치하는 진술을 하고 있는바, 원심이 그 진술 내용의 신빙성을 배척한 사유로 들고 있는 것은, 첫째 피고인이 1995. 3. 15. 출소한 후 공소외 13이 피고인의 사무실에 전화연락을 하였다는 1995. 5. 초순까지는 피고인이 공소외 16을 만나 영화제작사업을 시작하기도 전이어서, 피고인도 공소외 16이 운영하는 서울 역삼동의 공소외 19 주식회사 사무실을 알지 못할 때였으므로 공소외 14가 위 사무실의 전화번호를 공소외 13에게 알려줄 수조차 없었고, 둘째 피고인이 출소한 후 경찰관이 피고인의 동향을 파악하여 수사보고를 하였는데, 이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1995. 5. 중순까지 사이에 영화제작사업을 계획하였다거나 역삼동의 위 회사 사무실에 출근하였다는 사실은 파악되지도 않았으며, 피고인과 같은 사무실에 있으면서 공소외 13을 만났다는 공소외 15의 인적 사항도 밝혀져 있지 아니하고, 셋째 공소외 13은 1996. 9. 5. 검사와 함께 피고인을 만났다는 역삼동 사무실을 찾기 위한 현장조사를 하였으나 그 사무실을 찾아내지 못하였을 뿐 아니라, 공소외 13은 그 사무실이 20여평이고 7층 또는 8층에 있었다고 진술하였으나 위 회사의 사무실은 역삼동 비와이씨 빌딩 4층에 있고 크기도 100평 이상 되어 그 위치와 규모가 실제와 현저하게 상이하고, 넷째 공소외 13이 공소외 15와 만나서 한 2차례의 대화 내용 등 범행의 중요한 부분이 검찰 진술과 법정 진술에서 전후 일치되지 아니하는 등 공소외 13이 피고인과 접촉한 장소나 직접 대화한 공소외 15에 대한 진술 부분을 뒷받침할 자료가 없어 이를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공소외 13은 중국에서 공소외 14로부터 알아온 피고인의 전화번호로 연락하여 찾아간 사무실은 역삼동 상업은행 맞은 편 빌딩에 있는 피고인의 사무실이라고만 진술하였을 뿐 그 곳이 공소외 19 주식회사의 사무실이라고 말한 바는 없고, 공소장에도 피고인과 공소외 13이 만난 장소를 위 회사의 사무실이라고 특정한 바는 없으며, 피고인이 위 회사의 사무실과는 관계없이 그 이전부터 역삼동에 자신의 사무실을 두고 거기서 공소외 13을 만났을 가능성마저 배제된 것은 아닌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무실이 서로 동일한 것임을 전제로 한 원심의 판단은 공소사실을 잘못 이해한 탓이라 할 것이다. 그리고 공소외 13은 부산에 거주하여 서울의 지리를 잘 알지 못한다는 것이므로 전화로 위치를 물어 단 1회 위 사무실을 방문한 다음 그로부터 1년 4개월 가량이 지난 후에 그 사무실을 찾아내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수긍할 수 없는 결과라고 할 수 없는 것이고, 수사기록에 편철된 경찰의 수사보고는 피고인의 병원 입원, 결혼 예정, 출판 예정 등의 중요한 동향에 관하여만 기재되어 있으므로, 거기에 역삼동 사무실이나 공소외 15에 관한 언급이 없다고 하여 공소외 13의 진술 내용에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할 수 없으며, 공소외 13의 법정 진술을 살펴보면 그 내용이 검찰에서의 진술만큼 소상히 되어 있지 않을 뿐이고 그 진술의 내용이 서로 어긋난다고 하기 어렵다.
더욱이 기록에 의하면, 공소외 13은 향정신성의약품관리법위반사건으로 1995. 7. 13. 구속되어 징역 6년의 확정판결을 받은 후에 이 사건에 관한 진술을 하였고, 피고인과는 이 사건으로 비로소 알게 된 자로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사정이 드러나 있지 않은 점, 공소외 14는 과거 김해교도소에서 복역할 당시 약 10개월간 피고인과 같은 방에서 지낸 자로서 1995. 9. 25. 자로 메스암페타민 제조 및 밀반입 혐의로 수배되어 있는 점, 공소외 13은 중국에의 출입국사실과 중국 내에서의 행적 및 피고인과 접촉한 경위 등을 자세히 진술하고 있는데 이는 공소외 14의 아들인 공소외 17의 진술내용과 일치하고 있고, 특히 공소외 13은 1995. 6. 하순 15:00경 경주의 △△호텔에서 피고인을 세 번째로 만났다고 진술하였는데, 피고인은 그 무렵 △△호텔에 간 적도 없다고 부인하였으나, △△호텔 종업원인 공소외 18은 위 일시 무렵에 언론보도로 알고 있던 피고인이 위 호텔 커피숍에서 나오는 것을 동료직원과 같이 목격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등으로 볼 때 공소외 13의 진술 내용은 그 신빙성을 가볍게 배척할 수 없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공소외 13의 진술 내용을 위와 같은 이유로 배척한 것은 증거의 신빙성에 대한 판단을 그르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 이와 같은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에 관한 주장은 이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