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건에서 진실을 규명하는 데 가장 중요한 증거는 검찰측인 증인 공소외인과 피고인측인 증인 공소외 2이므로 우선 위 두 사람의 각 진술의 신빙성에 대하여 살펴본다. 기록에 의하면, 위 공소외 2는 레커 기사로 이 건 당시 올림픽교차로 내 광안대교 교각 밑 안전지대에 레커차를 시동 건 채 세워두고 조수석에 비스듬히 누워 이 사건 사고 지점을 응시할 수 있는 자세로 책을 읽고 있던 중 자동차 충돌소리를 듣고 직업상 습관적으로 바로 신호등(직선거리 약 50m)을 확인한 사실, 그 신호등은 해운대역 방면에서 해운대경찰서 방면을 신호하는데 직·좌회전신호가 점등된 사실, 동인은 레커차를 몰고 가 사고 지점에 약간 못 미쳐 주차한 다음 하차하여 사고 장소로 가던 중 남자 택시 기사가 수영에서 장산 방면 3차로상에서 하차하여 있어 당신도 신호를 보았으니 목격자 진술을 해 달라고 요청하였으나 사고 당사자 중 일방이 택시라는 이유로 거절당한 사실, 다시 사고 장소로 가서 스프레이로 표시를 한 다음 경찰관이 올 때까지 기다린 사실, 위 공소외 2는 신호위반 여부를 밝히는 데 필요하면 연락하라고 하면서 자신의 명함을 피고인에게 교부한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는 반면, 위 공소외인은 택시 기사로서 위 피해자 1이 내건 플래카드를 보고 사고 발생 10일 후에 비로소 경찰에 출석하여 사고경위를 진술하였는바 자기 자신 외에는 어느 누구에 의해서도 위 사고 당시 현장에 있었음이 증명되지 않는 점, 거짓말탐지기 검사에서 1차 검사시 석연치 않은 언행을 하여 검사 중단되었다가 2차 검사시 거짓반응이 나온 점 등에 비추어 과연 위 공소외인이 사고 당시 현장에 있었는지 심히 의심스럽고, 반면 위 공소외 2는 직업적인 특성상 사고 현장에 출동하여 일감을 구하므로 늘 타인간의 분쟁에 휘말려 수사기관이나 법원에 불려다닐 소지가 있는데 위증의 벌을 무릅쓰고 거짓 진술을 하리라고 보기는 매우 어려운 점, 그 밖에 목격자 최종수의 진술 등을 합쳐 보아도 위 공소외인보다는 위 공소외 2를 더 신뢰할 만하다.
한편, 사고 당시의 위 올림픽교차로 신호체계에 의하면, 해운대역에서 해운대경찰서 방면으로 정지신호 후 14초 간 직진신호가, 그 후 29초 간 직진·좌회전신호가, 이어서 수영에서 장산터널 방면으로 23초 간 직·좌회전 동시신호가, 그 후 19초간 양방향 직진신호가 점등됨을 알 수 있는바, 위 공소외인의 진술을 토대로 사고경위를 재현해 보면, 피고인이 정지신호 후 직진신호에 바로 좌회전을 하였고 몇 미터 진행하였을 때 반대 편에서 감속이나 정지 없이 빠른 속력으로 직진하던 위 피해자 1의 택시와 충돌하였다는 것인데 피고인의 좌회전 시작시점부터 위 충돌시까지 아무리 길게 잡아도 14초가 소요된다고 보기는 어려운바, 위 공소외 2는 충돌 직후에 신호등을 보니 직·좌회전신호였다는 것이므로 위 공소외인의 진술은 위 신호체계와도 모순된다.
그리고 피고인은 이 사건 사고 발생 전부터 위 교차로의 신호체계, 즉 직진 후 직·좌회전신호가 점등됨을 잘 알고 있었는바, 신호대기 하느라 2분 여를 기다린 마당에 사고발생의 위험을 무릅쓰고 신호위반을 감행하리라고 보기는 어렵고 또 신호를 착오하여 직진신호에 좌회전하였다는 검찰측 주장도 설득력이 부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