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단
이 사건의 적용법조인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마약류관리법’이라 한다) 제58조 제1항 제6호는 “제4조 제1항을 위반하여 제2조 제3호 (나)목에 해당하는 향정신성의약품 또는 그 물질을 함유하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제조 또는 수출입하거나 그러할 목적으로 소지·소유한 자”를 처벌하고, 같은 법 제4조 제1항은 “마약류취급자가 아니면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하면서(본문), 필로폰 등의 마약(향정신성의약품)을 “소지, 소유, 사용, 운반, 관리, 수입, 수출, 제조, 조제, 투약, 수수, 매매, 매매의 알선 또는 제공하는 행위”를 그 구성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구 향정신성의약품관리법(현재의 마약류관리법에 준한다)이 정한 향정신성의약품의 ‘수입’은 그 목적이나 의도에 관계없이 마약류를 국외로부터 우리나라의 영토 내로 양륙하는 등으로 반입하는 행위를 뜻한다(대법원 1998. 11. 27. 선고 98도2734 판결 등 참조). 여기서 ‘수입’이라 함은 향정신성의약품을 외국 등의 지역으로부터 운반하여 그것을 우리나라의 영토 내로 반입할 때까지의 모든 행위를 가리키는 것은 아니고, 그 최종단계인 영토 내의 반입행위만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행위자가 해당 마약류를 국외에서 유상으로 ‘구매’ 또는 ‘구입’하지 않았더라도, 그 마약류를 국외로부터 우리나라의 영토에 반입하는 행위를 한 이상 ‘수입’의 구성요건은 충족된다고 보아야 한다. 마약류관리법이 마약·향정신성의약품 등의 오용·남용으로 인한 보건상의 위해를 방지하여 국민보건 향상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제1조)는 입법 취지에 비추어 보더라도 그러하다. 비록 수입(輸入)의 사전적 의미가 ‘다른 나라로부터 상품이나 기술 따위를 국내로 사들임’이라고 하더라도, 통상적인 상품·기술 등과 달리 마약이나 향정신성의약품을 ‘사들이는’ 행위 자체가 절대적으로 불법화되어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사전적 의미를 그대로 따를 수는 없다. 한편 마약류관리법이 정하는 또다른 구성요건인 ‘운반’은 마약류를 장소적으로 이전하는 행위를 뜻하는 것으로, 운반이 유상인가 무상인가는 그 성립에 영향이 없다.
이와 같이 ‘수입’이라는 행위의 본질은 어디까지나 ‘영토 내의 반입행위’라고 해석되는 한편, 이 사건 공소사실은 ‘구입’의 상대방(태국에 있는 마약 판매책인 성명불상자), ‘구입’의 대상(필로폰 약 8.37g), ‘구입’의 시기(2017. 9.경)가 가능한 범위 내에서 특정되어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일시, 장소, 방법의 기재를 필요로 한 정도에 반하지 않거나, 위와 같은 세 가지 요소의 개괄적 표시가 부득이한 경우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은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가 정하는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때’라고 볼 수 없다. 결국 이 사건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않아 공소기각 사유에 해당한다는 취지인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