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국정원장인 피고인 2, 국정원 2차장인 피고인 7, 2차장 산하 국익정보국장인 피고인 9, 고용노동부 차관 및 장관을 지낸 피고인 10, 고용노동부 장관정책보좌관인 피고인 11의 지위와 역할은 제1 원심 판시 범죄사실 첫머리의 [관련자들의 지위] 기재와 같고, 피고인 2는 국정원장으로서 제1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1의 라항 및 마항(2017고합1008, 2017고합1241) 기재와 같이 국정원에 배정된 국가 예산(국정원장에게 배정되는 예산인 특별사업비뿐만 아니라 이를 제외한 나머지 국정원 예산, 즉 일반 특수활동비를 모두 포함한다)과 관련하여 회계직원책임법 제2조 제1호 카목에서 규정한 ‘그 밖에 국가의 회계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으로서 회계관계직원에 해당하였다.
피고인 2는 제1 원심 판시 범죄사실 첫머리의 [국가정보원의 지시체계와 피고인 2의 주요 지시사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은 정무직회의, 모닝브리핑회의, 전부서장회의를 통한 지시체계하에 그와 같이 지시하면서, 특히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이라고만 한다), 전교조,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등 3개의 노조 단체를 ‘3대 종북좌파세력’으로 규정하고, 좌파 척결을 통한 국가정체성 확립을 지휘방침으로 강조하면서 2차장인 피고인 7, 국익정보국장인 피고인 9 등 국정원 간부들에게 이들 ‘3대 종북좌파세력’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요구하였다.
2009년경부터 일부 기업별 노조들이 민주노총을 탈퇴하려고 하자 피고인 2의 지시를 순차적으로 하달 받은 국익정보국 소속 I/O들은 각자 담당하고 있는 기업체의 노사 관계자를 직접 설득하거나 특정 노조의 경우 노조위원장 선거 시 강성후보의 선거 전략과 동향을 파악하여 온건 후보에게 제공하며 강성후보 낙선을 위하여 사측의 노무관리 강화를 독려하는 등의 방법으로 온건 후보의 당선을 지원한 후 온건후보에게 민주노총으로부터 자진하여 탈퇴할 것을 설득시키기도 하고, (단체명 68 생략)(‘(단체명 69 생략)’의 전신이다)와 같은 보수성향의 노동단체가 발간한 ‘민주노총 충격 보고서, 확 바꿔! 노동운동!’ 제하의 민주노총 비판 책자를 국정원이 다량 매수하는 방법으로 발간비용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일명 민주노총의 와해공작을 진행하던 중 2010. 3.경 민주노총에서 탈퇴한 서울지하철 등 42개 노조가 제3노총의 예비조직인 ‘(단체명 30 생략)’를 출범시키고 제3노총의 설립을 모색하는 것을 알게 되자 그 무렵 국정원, 고용노동부는 제3노총을 적극 지원하여 그 세력을 키움으로써 제3노총으로 하여금 정부의 각종 정책을 적극 지지하게 하고, 이를 반대하는 민주노총 등 다른 노조 세력을 제압하기로 계획하였다.
피고인 10은 2011. 2. 24.경 당시 고용노동부차관으로 재직하던 중 국정원 2차장 산하 국익정보국 사회3처 소속 고용노동부 담당 I/O 공소외 71에게 ‘최근 대통령께서 민주노총을 뛰어넘는 제3노총 출범을 지시하신 바 있다. 제3노총 출범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서울 지역 사무실 마련이 급한데 고용노동부 예산은 철저하게 감사를 받기 때문에 지원하기 어렵다. 제3노총의 사무실 임대, 집기류 구입, 활동비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국정원이 300,000,000원을 지원해달라. 내가 청와대 대통령실장 공소외 43에게 그간 경과를 보고하고, 공소외 43이 국정원 지휘부에 제3노총 지원 건에 대하여 요청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하며 국정원 예산을 지원해줄 것을 요청하였다.
공소외 71은 2011. 2. 25.경 ‘노동 정책연대 파기 선언 등으로 제3노총 출범ㆍ육성의 필요성이 강해져 다양한 형태의 지원은 필요하고, 다만 국정원의 예산으로 300,000,000원 전액을 지원하는 것이 제3노총의 출범을 주시하고 있는 노동계에 노출될 경우 검은 돈 의혹 제기 등 파문 가능성도 상존하므로 직접 예산을 지원하기보다는 경제계를 통한 우회적 지원이 바람직하다’는 취지의 내부보고서를 작성하여 피고인 9, 피고인 7 등 지휘라인을 거쳐 피고인 2에게 보고하였고, 피고인 2는 2011. 3. 11.경 국정원 정보처장회의시 국정원 직원들에게 “민노총 와해를 서두르고, 제3노총 설립 지원을 통해 중간지대를 확장시키면서 기존 민노총 등 종북좌파 세력의 입지 축소를 꾀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하였다.
피고인 10은 2011. 3. 21.경 재차 국익정보국 고용노동부 담당 I/O 공소외 71에게 “2011. 6.경 출범 예정인 국민노동조합총연맹(이하 ’국민노총‘이라고만 한다)은 민주노총 제압 등 새로운 노동질서 형성을 위하여 반드시 필요하며 대통령께서도 관심을 갖고 계신 사업인데, 홍보전문가 영입, 정책 연구, 활동비, 사무실 임차 등 총 414,000,000원의 예산이 소요됨에도 재원을 마련하지 못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노동계 지원 예산을 전용하여 지원하는 것을 검토하였으나, 기존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하 ’한국노총‘이라고만 한다)ㆍ민주노총의 강한 반발과 추후 어용 시비가 예상되어 포기하였다. 특히 공소외 27 연합회(이하 ’공소외 27 연합회‘라고 한다)ㆍ(단체명 70 생략)(이하 ’(단체명 70 생략)‘이라고 한다) 등으로부터 예산을 지원받는 방안에 대하여는 고용노동부 내부 검토 결과 보안상 문제로 고려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국정원의 경우 대통령께서 국민노총 설립에 관심을 갖고 계신 데다가 보안상 문제될 것도 전혀 없기 때문에 국정원의 예산 사정이 허락된다면 300,000,000원을 지원해 달라.”는 취지로 요구하고, 이에 공소외 71은 위와 같은 내용을 기재한 보고서를 피고인 9, 피고인 7을 통하여 피고인 2에게 보고하였으며 피고인 2는 위와 같이 보고받은 내용에 따라 국정원 예산을 국민노총에 지원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국정원 예산은 국가정보원법 제3조 제1항에서 정한 국정원의 직무 범위, 즉 ‘국외 정보 및 국내 보안정보(대공, 대정부전복, 방첩, 대테러 및 국제범죄조직)의 수집ㆍ작성 및 배포’ 등(제1호 내지 제5호)의 용도에만 엄격히 국한하여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이었다.
그럼에도 국정원장으로서 회계관계직원에 해당하는 피고인 2는 피고인 7, 피고인 9, 피고인 10, 피고인 11 등과 함께 국정원 예산의 집행 내역에 관하여 국정원 외부에 대한 보고나 국정원 외부로부터의 감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을 이용하여 제3노총인 국민노총의 설립 등을 지원하는 행위가 국가정보원법 제3조 제1항 각 호가 정한 국정원의 직무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활동임을 인식하면서도 국민노총 출범 및 운영 등의 명목으로 국정원 예산을 지원하기로 국정원 수입징수관 및 재무관인 기획조정실장, 현금출납 공무원인 국익정보국 행정팀 예산재정 담당 직원 등 국정원 회계관계직원, 국익정보국 소속 직원들과 순차로 공모하였다.
그리하여 국익정보국 소속 고용노동부 담당 I/O 공소외 71은 피고인 2 등 국정원 지휘부로부터 국민노총 지원에 관한 지시를 지휘계통을 통하여 전달받아 2011. 4. 4.경 서울 서초구 내곡동에 있는 국정원에서 ‘신노사문화 창출을 위한 새로운 노동질서 구축’이라는 제목으로 ‘사업대책비신청서’를 작성하여 피고인 9까지 순차적으로 내부 결재를 받은 다음 예산 담당 직원으로부터 15,700,000원을 교부받고 과천시 관문로 47에 있는 정부과천종합청사 내 주차장에서 위와 같이 국민노총 설립을 지원할 목적으로 고용노동부 장관정책보좌관인 피고인 11에게 15,700,000원을 전달하였다. 그리고 피고인 11은 그 무렵 국민노총 설립 지원에 사용하기 위하여 기업 별 노조원 등을 만나 국민노총에 합류하도록 설득하는 등의 비용 등으로 위 금원을 사용하였다.
이로써 회계직원책임법상 회계관계직원에 해당하는 피고인 2와 국정원 2차장인 피고인 7, 2차장 산하 국익정보국장인 피고인 9, 고용노동부차관인 피고인 10, 고용노동부 장관정책보좌관인 피고인 11은 위와 같이 공모하여 민주노총과 같이 특정 노동단체를 제압할 목적으로 국민노총을 설립하는데 비용을 지원하는 국정원의 활동이 국가정보원법 제3조 제1항 각 호가 정한 국정원의 직무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활동임에도 피고인 2, 피고인 7, 피고인 9는 2011. 4. 4.경부터 2012. 3. 5.경까지 제1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12) 기재와 같이 국민노총 설립 지원 명목으로 11회에 걸쳐 국정원 예산 합계 1억 7,700만 원을 지급하는 등 국고를 목적 외로 사용함으로써 이를 횡령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