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권판단
항소이유를 살펴보기에 앞서 직권으로 살펴본다.
이 사건 공소사실에서 보는 바와 같이, 검사는 피고인이 진로변경방법을 위반하여 교통사고를 일으켰다고 하면서도, 피고인 차량이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어(증거순번 17번 자동차보험가입사실증명원) 교통사고와 관련하여서는 아무런 기소를 하지 아니하고, 위 교통사고의 원인이 된 진로변경방법 위반으로 인한 도로교통법위반의 점에 대하여만 기소하였다.
그런데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이하 ‘법’이라 한다) 제4조에서 ‘제3조 제2항 단서에 해당하는 경우 등이 아닌 한 교통사고를 일으킨 차가 종합보험 등에 가입된 경우에는 운전자에 대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 취지는, 제3조 제2항 단서의 규정과 같은 중대한 과실로 인한 교통사고의 경우에는 제3조 제2항 본문에 따른 형사책임을 묻되, 그 외의 가벼운 과실로 인한 교통사고인 경우에는 피해자의 의사 유무에 불구하고 교통사고에 따른 형사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것으로 볼 것이다.
이를 감안하면, 진로변경방법위반(이 사건 피고인의 경우)이나 안전거리확보의무위반 내지 전방주시의무위반(이 사건 상대운전자의 경우)과 같이 교통사고의 직접적인 원인 내지 수단이 된 행위는 교통사고로 인한 업무상과실치사상죄 등의 ‘과실’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그에 흡수되어 이를 위 업무상과실치사상죄 등과 분리하여 따로 처벌할 수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는 친고죄였던 강간범행의 수단으로 또는 그에 수반하여 저질러진 폭행·협박의 점 또한 강간죄의 구성요소로서 그에 흡수되는 법조경합의 관계에 있는 만큼 이를 따로 떼어내어 폭행죄·협박죄 또는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의 죄로 공소제기 할 수 없다고 해야 마땅하고, 이는 만일 이러한 공소제기를 허용한다면 강간죄를 친고죄로 규정한 취지에 반하기 때문이므로 결국 그와 같은 공소는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에 위반되어 무효인 경우로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에 따라 공소기각의 판결을 하여야 하는 것(대법원 2002. 5. 16. 선고 2002도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과 같은 이치이다.
그렇지 아니하고 만일 교통사고의 원인이 되는 개별 과실행위를 별도로 기소할 수 있다면, 사소한 과실로 인하여 교통사고가 발생한 경우에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거나, 심지어 상대방이 처벌불원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 원인이 된 과실행위에 대하여 형사책임을 져야 할지 모르는 불안한 입장에 놓이게 되고, 그에 따른 처벌 여부는 전적으로 검사의 기소 여부에 좌우되게 되는 불합리한 결과를 낳게 된다(실제로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거나 피해자의 처벌불원의사에 의하여 교통사고에 대한 형사책임을 지지 아니함에도 그 원인이 된 개별 과실행위에 대하여 따로 기소를 하는 경우는 좀처럼 보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