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단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이 사건 공소사실은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44조의2에 해당하는 죄로서 같은 법 제109조 제2항에 의하여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와 다르게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사건이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근로자 공소외 3, 공소외 4가 이 사건 공소제기 후 원심판결 선고 전인 2012. 7. 1. 이 사건 하수급인인 공소외 1과 사이에, 체불임금의 액수를 550만 원을 정하고 공소외 1이 2012. 7. 20.까지 위 근로자들에게 위 체불임금을 지급하며 위 근로자들은 공소외 1에 대한 민·형사상 모든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내용의 합의를 한 사실, 공소외 1은 2012. 7. 18. 위 근로자들에게 위 체불임금을 지급한 사실을 알 수 있다.
건설업자가 아닌 하수급인이 그가 사용한 근로자에게 그 건설공사와 관련하여 발생한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경우 그 직상 수급인도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임금지급 책임을 지도록 한 근로기준법 제44조의2의 규정은 건설업등록도 갖추지 못할 정도로 영세한 업체에게 도급을 줌으로 인하여 임금체불의 추상적 위험을 야기했다는 점을 근거로 책임을 부여한 것이기 때문에 직상 수급인에게 임금체불에 대한 구체적인 귀책사유가 있어야 함을 요건으로 하고 있지 않고 있으므로 그 책임 발생에 있어 직상 수급인인 피고인의 구체적인 귀책사유 없이 하수급인인 공소외 1의 행위에 따라 피고인에게 책임이 발생하는바, 그렇다면 이와 반대로 그 책임 소멸에 있어서도 공소외 1의 행위로 인하여 책임이 소멸하면 피고인의 책임 또한 소멸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점, 피고인의 책임은 공소외 1이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경우에 발생하는 보충적인 책임인 점, 근로자 공소외 3, 공소외 4가 공소외 1에 대한 합의서를 작성할 당시 피고인이 있었다면 위 근로자들이 위와 같이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를 피고인에 대하여만 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위 근로자들의 공소외 1에 대한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에는 보충적인 책임을 부담하는 피고인에 대하여도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가 포함되어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은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사건에 대하여 원심판결 선고 전에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가 있는 때에 해당하는바,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에 의하여 이 사건 공소는 기각되어야 하므로, 이 점에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