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의 판단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취업사례금 명목으로 금품을 교부받아 중간인으로서 이익을 취득하였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근로기준법 제8조(중간착취의 배제)는 “누구든지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영리로 타인의 취업에 개입하거나 중간인으로서 이익을 취득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110조에서 위 제8조에 위반하는 경우를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는바, 근로기준법은 그 목적인 근로조건의 기준을 정함으로써 근로자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 향상시키며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발전을 도모함을 위하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조건의 준수, 균등처우, 강제근로금지, 폭행금지, 공민권행사의 보장 등과 함께 타인의 취업에 개입하여 소개료, 중개료 등 명목으로 이익을 취득하거나 취업 후에도 중개인, 감독자 등의 지위를 이용하여 근로자의 임금의 일부를 착취하는 것을 막기 위하여 위 ‘중간착취 배제’의 규정을 둔 것으로서, 위 규정으로 처벌하기 위해서는 타인의 취업에 개입하거나 중간인으로서 이익을 취득한 것으로는 부족하고, ‘영리로’ 타인의 취업에 개입하여야 하고, 여기에서의 ‘영리로’의 의미는 ‘경제적인 이익을 취득할 의사’를 말하는 것이라 할 것이므로, 결국 이 사건에 해당하는 위 규정의 후단 부분은 경제적인 이익을 취득할 의사 내지 목적으로 타인의 취업에 중간인으로서 이익을 취득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 규정이라 할 것이고, 따라서 뇌물수수죄에 관한 규정 등과 비교하여 볼 때 위 근로기준법 제8조 및 제110조는 타인의 취업과 관련하여 금품을 수수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모든 경우를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영리’의 의사로 개입한 경우에 한하여 처벌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위와 같은 영리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에 대하여는 적극적 의욕이나 확정적 인식임을 요하지 아니하고 미필적 인식이 있으면 족하다고 할 것이나, 그러한 영리성이 있었는지 여부는 피고인의 사회적 지위, 피고인과 그 행위의 상대방과의 인적관계, 타인의 취업에 개입한 행위의 동기 및 경위와 수단이나 방법, 행위의 내용과 태양, 행위 상대방의 성격과 범위, 행위 당시의 사회상황, 관련 규정의 취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피건대,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특히
①피고인이 지금까지 노조활동과 관련해서는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으나, 노조간부의 지위나 노조활동가의 지위를 이용하여 금품을 수수하거나 회사의 편의를 제공받거나 금품을 제공받는 등의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행동을 한 사정은 찾아 볼 수 없는 점,
②피고인은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맏형인 공소외 1이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하여왔고 피고인이 결혼을 할 때에도 공소외 1로부터 금적적인 도움을 받았으며, 공소외 1이 이 사건에서 건넨 300만 원도 당시 피고인이 금전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를 도와준 측면이 있는데다가, 현대자동차에서 노조간부의 취업비리가 문제된 사안의 대부분 노조간부가 불특정 다수로부터 취업의 대가로 고액의 금원을 교부받은 것과는 그 성격을 달리하는 점,
③피고인이 이 사건에서 300만 원을 건네받은 동기나 경위, 그 수단과 방법에 있어서도, 피고인이 공소외 1로부터 입사추천을 부탁받고 이를 공소외 3에게 전하는 과정에서 그 취업의 대가로 돈을 지급받기로 약속하거나 이를 요구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고 그러한 정황도 보이지 아니하며, 가까운 친인척간에 취업에 관한 도움을 부탁하는 것은 우리사회에서 통상 있는 일인데 그에 대하여 대가를 바라거나 경제적 이익을 얻고자 의도하였다는 것은 오히려 이례적인 점 등을 종합해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외 2의 입사추천과 관련하여 단순히 돈을 건네받았다는 것만으로 그것이 ‘영리로’ 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원심이 유죄의 증거로 거시한 피고인, 공소외 1의 수사기관 및 원심법정에서의 진술, 공소외 2의 진술서, 공소외 1 농협계좌 확인보고만으로는 피고인이 ‘영리로 타인의 취업에 개입하거나 중간인으로서 이익을 취득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를 유죄로 판단하였으니 이 점에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고,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항소이유주장은 이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