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심이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전교조는 1989. 5. 28. 설립과 동시에 민주노총에 가입한 민주노총의 산하단체인데, 전교조 조합원 중 상당수가 민주노총의 대의원이며, 전교조 위원장은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 위원, 전교조 수석부위원장은 민주노총 중앙위원회 위원을 겸임하는 등 전교조와 민주노총은 조직·기구 구성원 중 일부가 중첩되어 있다. 전교조는 평소 교육 정책을 비롯한 여러 정치·경제·사회적 현안에 관하여 상급단체인 민주노총과 같은 입장을 취하여 공동 대응해 왔다. 또, 민주노동당 당원 중 민주노총 조합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2003. 6. 기준 약 43.03%에 달할 정도로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은 밀접한 관계였다.
민주노총은 2004. 2. 11.경 약 두 달 앞으로 다가온 4·15 국회의원 총선거를 대비하여 "4·15 총선은 민주노총이 조직적 결의를 모아 창당한 민주노동당이 정당명부비례대표제를 통하여 원내 진출함으로써 정치 지형을 진보 대 보수로 바꿀 기회이다. 민주노총은 민주노동당의 모든 후보를 지지하고, 민주노총에서 민주노동당 후보자를 발굴·추천하며 기금을 모금하여 민주노동당 선거 비용을 지원한다."는 요지의 ‘민주노총 4·15 총선방침’을 결정하고, 이를 전교조를 비롯한 산하단체에 전달·시행토록 하였다.
전교조 위원장 겸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 위원인 공소외 1은 2004. 2. 중순경 전교조 중앙집행위원회(전교조의 최고 집행기구. 전교조 본부 간부 및 시·도지부장 등으로 구성)를 개최하여 광주·전남지부장인 피고인들도 참석한 가운데 위 ‘민주노총 4·15 총선방침’을 전달하고 그 방침에 따라 "민주노동당 후보 지지, 민주노동당을 통한 진보정치 실현, 후보자 발굴 및 정치기금 모금" 등을 내용으로 하는 ‘전교조 4·15 총선 대응 정책지침’을 결정하였다.
2004. 2. 23. 열린 전교조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정기대의원대회에서, 피고인들도 참석한 가운데 공소외 1은 위 ‘전교조 4·15 총선 대응 정책지침’ 등을 보고하였는데, 위 대회에는 민주노총 위원장 공소외 2, 부위원장 공소외 3, 민주노동당 공소외 4 대표도 참석하였고, 공소외 4 대표는 ‘진보정치를 실현하자’는 취지의 강연을 하였다. 위 대회에서 ‘4·15 총선시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위하여 진보정치 실현에 앞장서고 부패정치를 청산하자’는 취지의 결의문을 채택하였는데, 위와 같은 민주노총 및 전교조의 회의 진행 상황 및 주요 논의사항 등은 민주노총 및 전교조 인터넷 홈페이지나 언론 등을 통하여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졌다.
한편, 2004. 3. 10.경 개최된 전교조 중앙집행위원회에서, 피고인들도 참석한 가운데 위 ‘민주노총 4·15 총선방침’에 따라 작성된 ‘4·15 총선 대응 사업계획’에 관하여 토의한 결과, 위 사업계획 중 민주노동당 정치성금 모금 등 일부는 선별 채택하였으나, ‘민주노동당을 지칭하여 지지 선언’을 하려던 계획은 선거법 문제 등으로 곤란하다는 것으로 입장을 정리하였다.
그런데 2004. 3. 12.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의결되자, 2004. 3. 16.경 급히 소집된 전교조 비상중앙집행위원회에서 공소외 1 등은 이 사건 서명운동 및 시국선언을 실시하기로 결정하고, 전교조 본부에서 ‘탄핵을 주도한 야당은 물론 또 다른 보수정치집단인 여당 및 정부 등 기존 정치세력을 반대하고, 진보적 개혁정치세력을 지지한다’는 요지의 시국선언문을 작성하여 전국 16개의 지부에 송부하였고, 피고인들을 비롯한 각 지부장들은 3. 16.경부터 같은 달 26.경 사이에 위 시국선언문에 전국에 걸쳐 약 2만여 명에 이르는 교사들의 서명을 받아 본부로 송부하였다. 전교조 본부와 피고인들의 광주·전남지부를 비롯한 일부 지부에서는 기자회견을 열어 위 시국선언문과 같은 취지의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보도자료로 배부하였으며, 인터넷 홈페이지에도 게시하였다.
피고인들이 본부에서 보내 온 시국선언문의 일부를 직접 수정하여 만든 시국선언문 앞부분은 "2004년 3월 12일 한나라당과 민주당, 자민련(피고인들이 직접 정당 명칭을 특정하여 추가 기재해 넣었다.) 등 거대 야당은 야합을 통해 민주주의와 국민들에게 가증스러운 테러를 가하였다. 국회를 장악한 부패 수구집단은 그들만의 ‘민주적 절차’를 앞세워 민주주의를 유린했으며, ‘국민의 의사’를 빙자하여 국민 전체를 모욕하였다. 〈중략〉 지난 4년 동안 제16대 국회는 부패와 무능, 그리고 ‘개혁 발목잡기’로 일관해 왔다. 〈중략〉 국민의 목소리에 스스로 귀를 틀어막은 국회야말로 국민적 탄핵의 대상이다."라는 요지로 탄핵을 주도한 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 등 거대 야당을 부패 수구집단으로 지칭하면서 부패, 무능, 반개혁적 집단으로 질타하는 내용이고, 가운데부분은 "그러나 거대야당의 헌정질서 유린과 함께 우리는 집권여당과 정부 또한 이번 사태에 깊이 연루되어 있음을 주목한다. 집권여당 역시 불법 정치자금 등 부패정치의 관행으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않으며, 무분별한 시장원리 도입으로 국민의 삶을 파괴하고, 교육시장화 정책을 도입하여 공교육 이념을 뿌리째 흔들어 왔다. 그런데도 이에 대한 반성과 성찰 없이 탄핵정국을 국회의원 선거와 연계시켜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시도는, 국민에 대한 또 다른 기만일 뿐이다."라는 요지로 여당 및 정부의 실정을 지적·비난하면서 탄핵으로 야기된 거대야당에 대한 국민들의 거부감을 국회의원 선거에서 집권여당 득표 전략으로 이용하지 말 것을 경고하는 내용이며, 뒷부분 및 기자회견문 끝부분은 "우리는, 부패 수구집단의 반민주적 정략놀음에 분노하는 국민들의 열망을 이용하여 또 다른 보수정치를 탄생시키려는 어떠한 시도에 대해서도 반대한다. 국민들이 진심으로 고대하는 것은 또 다른 보수정치의 등장이 아니라 부패 수구세력의 역사적 퇴출이요, 진정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정치세력으로의 ‘정치판 판갈이’이다. 〈중략〉 ‘다수의 힘을 빌려 민주주의를 유린하는 그들이야말로 국민의 탄핵 대상이다.’, ‘수구 부패집단의 당리당략으로 오염된 국회를 국민의 진정한 대변자로 채우는 것은 국민의 권리이다. 돌아오는 국회의원 선거는 부패한 보수정치의 판을 갈아엎을 소중한 기회이다.’, 탄핵을 제기할 자격도 없는 부패한 정치집단이 또 다른 부패집단을 탄핵하는 것이야말로 정치적 주도권 장악을 위한 역겨운 이전투구일 뿐, 국민들에게는 아무런 정당성도 설득력도 가질 수 없다. 〈중략〉 다가오는 국회의원 총선에서 우리는 국회를 국민의 꿈과 희망을 꽃 피울 진보적 개혁정치의 무대로 탈바꿈시킬 것이다.", "우리 교사들은 4·15 국회의원 선거에서 부패한 수구보수정치의 벽을 허물고 노동자, 농민, 서민 등 소외 계층을 대변할 수 있는 깨끗하고 진보적인 세력을 국회에 진출시키는 데 앞장선다."는 요지로 야당과 여당은 결국, 동일한 부패 보수정치집단으로 국민들이 진심으로 고대하는 진보개혁정치를 펴나갈 수 있는 세력이 아니므로, 국민들은 진보개혁정치세력으로의 ‘정치판 판갈이’를 위해 4·15 총선에서 새로운 정치일꾼을 키워내야 함을 인식해야 하고, 교사들은 4·15 총선에서 노동자, 농민, 서민 등 소외계층을 대변할 수 있는 진보세력을 국회에 진출시키는 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하는 내용이다. 위 시국선언문 끝부분에는 광주 지역 교사 1,829명과 전남 지역 교사 2,846명의 서명자 명단이 첨부되어 있다.
또, 전교조 홈페이지에는, 2004. 3. 27. 공소외 1이 전교조 위원장 개인 서신의 형식으로 작성한 "전교조는 전국대의원대회를 통하여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위해 진보정치 실현에 앞장설 것을 결의하고 이번 4·15 총선에 적극 대응하기로 하였다. 민주노총에 가입된 전교조의 정치방침은 민주노총의 정치방침인 민주노동당을 통해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를 실천하는 것"이라는 요지의 문서가 게시되었고, 2004. 3. 31.경에는 "4월 15일 판갈아 주세요, 민주노총에서는 땀흘려 일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국회의원이 되고자 후보로 나선 동지들을 위하여 정치기금을 모으고 있습니다."라는 글이 게시되었다.
한편, 민주노동당이 스스로를 ‘노동자, 농민, 서민 등 소외계층을 대변할 수 있는 깨끗하고 진보적인 개혁정치세력’으로 자처해 온 것은 일반인들 사이에서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