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제112조, 제36조 위반죄의 주체는 사용자인바, 근로기준법 제15조는 "사용자"라 함은 사업주 또는 사업경영담당자 기타 근로자에 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사업경영담당자라 함은 사업경영 일반에 관하여 책임을 지는 자로서 사업주로부터 사업경영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포괄적인 위임을 받고 대외적으로 사업을 대표하거나 대리하는 자를 말하고(대법원 1997. 11. 11. 선고 97도813 판결 등 참조), ‘기타 근로자에 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라 함은 근로자의 인사, 급여, 후생, 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를 말한다(대법원 1989. 11. 14. 선고 88누6924 판결 참조).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1994. 12. 7.경부터 춘천시 (상세 주소 생략)에서 "(업체명 생략)크레인"이란 상호로 크레인 등 중장비 임대업을 영위하여 왔는데, 공소외 1은 1997년경 피고인의 조수로 일하면서 크레인 조종기술을 배워 1997년 9월경 크레인운전면허를 취득한 사실, 공소외 2가 1999년 5월경 피고인에게 그 소유의 20t 크레인(이하 ‘제1크레인’이라 한다)의 관리 및 운영을 부탁하자, 피고인은 공소외 2와 상의하여 공소외 1을 제1크레인의 운전기사로 채용하고 그에 대한 작업지시, 배차, 근무관리 등을 하는 한편, 공소외 2 명의의 통장과 도장을 소지한 채 제1크레인의 운영수익을 관리하면서 공소외 1에 대한 급여를 지급하고 나머지는 공소외 2에게 배분하는 등 사실상 제1크레인의 영업 전반을 관장한 사실, 당시 (업체명 생략)크레인에는 공소외 3이 그의 처인 공소외 4 명의로 "(업체명 생략)건설"(일명 ○○크레인)이란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마친 다음, 역시 공소외 4 명의로 등록된 크레인 2대(25t과 50t 각 한 대, 그 중 25t짜리를 ‘제2크레인’이라 한다)의 임대사업을 하고 있었던 사실, 2000년 3월 초경 공소외 2가 자신이 직접 제1크레인을 운전하겠다고 하는 바람에 공소외 1은 제1크레인의 운전을 그만두게 될 처지에 놓였는데, 때마침 공소외 3 소유의 제2크레인의 운전기사가 비어 있자 피고인의 주선으로 공소외 1은 2000. 3. 5.경 공소외 3이 운영하는 (업체명 생략)건설로 옮겨 근무하기로 하여 자필이력서를 제출하고 연봉계약서를 작성하는 등 입사절차를 밟은 후 그 다음날부터 제2크레인을 배차받아 운전기사로 종사하다가 2002. 7. 11.경 퇴직한 사실, 공소외 3이 운영하던 (업체명 생략)건설은 피고인이 운영하던 (업체명 생략)크레인과 사무실을 함께 사용하였으나, 따로 사업자등록이 되어 있어서 형식적으로 별개의 사업체였을 뿐 아니라 영업상의 수익관리와 비용부담도 따로 이루어졌고, 공소외 3이 (업체명 생략)크레인의 사무실을 이용하는 대가로 월 30~40만 원을 피고인에게 지급하기도 한 사실, 공소외 1이 제2크레인을 운전할 당시 그에 대한 근로소득세 원천징수를 (업체명 생략)건설에서 하였고, 공소외 1에 대한 작업지시, 배차관리, 근무관리 등도 공소외 3이 자리를 비웠을 때 피고인 또는 그의 직원들이 일시적으로 대신 해 준 적은 있으나 그러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주로 공소외 3이 처리하였던 사실, 한편 공소사실 기재 체불임금은 공소외 1이 공소외 2 소유의 제1크레인을 운전할 동안 여러 달에 걸쳐 누적된 것인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다.
사실관계가 위와 같다면, 공소외 3이 경영하던 (업체명 생략)건설과 피고인이 경영하던 (업체명 생략)크레인은 같은 사무실을 사용하고 있을 뿐 사업자등록이 따로 되어 있었고, 각자의 계산으로 영업수익과 비용을 처리하였으며, 피고인이 공소외 3으로부터 (업체명 생략)건설의 사업경영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포괄적인 위임을 받고 대외적으로 사업을 대표하거나 대리한 바도 없으므로, 공소외 1이 일정한 입사절차를 밟아 (업체명 생략)건설로 옮겨 제2크레인을 운전하기 시작한 이후부터는 피고인을 제2크레인의 영업에 대하여 사업주 또는 사업경영담당자라고 할 수는 없다. 또한, 피고인이 (업체명 생략)건설의 사업주인 공소외 3으로부터 공소외 1의 인사, 급여, 후생, 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하여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았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제2크레인을 운전한 기간 동안 공소외 1에 대한 근로소득세 원천징수는 (업체명 생략)건설에서 하였고, 다만 기록에 의하면, (업체명 생략)크레인에서 피고인은 사장, 공소외 3은 회장으로 불렸고, 피고인 또는 그의 직원이 공소외 3의 영업상의 업무를 대신 처리해 준 적이 종종 있었던 사정은 엿볼 수 있으나, 이는 피고인과 공소외 3 사이에 업무상의 지휘감독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피고인이 공소외 3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았기 때문이 아니라, 두 사람이 같은 사무실을 이용하면서 서로 업무상 협조를 한 데 따른 것이었던 것으로 보일 뿐이다. 따라서 이러한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볼 때, 공소외 1이 공소외 3 소유의 제2크레인을 운전하면서부터는 피고인이 공소외 1에 대한 사용자의 지위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112조, 제36조 위반죄는 근로자의 사망 또는 퇴직으로 임금 등의 지급사유 발생일부터 14일이 경과하는 때에 성립하는 것으로(대법원 1995. 11. 10. 선고 94도1477 판결 등 참조) 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제5호에 따라 공소시효가 3년이다. 피고인의 공소외 1에 대한 이 사건 체불임금청산의무위반죄는 공소외 1이 피고인의 사업장에서 퇴직한 2000. 3. 4.경부터 14일이 경과한 2000. 3. 18.경 성립하였다고 할 것이고, 이 사건 공소는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03. 11. 26. 제기되었으므로 공소시효가 완성되었을 때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2000. 3. 4. 이후에도 피고인이 여전히 공소외 1에 대한 사용자의 지위에 있다가 2002. 7. 11. 공소외 1이 최종 퇴직함으로써 비로소 그 지위에서 벗어났다’고 인정한 것은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하였거나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의 개념, 금품청산위반죄 등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지른 것이라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