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한편으로 사고성 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기준으로서 굴착작업으로 인한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사업주의 안전조치의무를 정한 규칙 제341조는 제1항에서 ‘사업주가 조적벽 등의 건설물에 근접한 장소에서 굴착작업을 할 때에 해당 건설물의 파손 등에 의하여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해당 건설물을 보강하거나 이설하는 등 해당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규칙 제38조 제1항 제6호는, 굴착작업을 굴착면의 높이가 2미터 이상이 되는 지반의 굴착작업으로 정의하고 있으며, 기록에 의하면 제1심에서는 이 사건 담장에 관한 위험제거의무와 관련하여 위 규칙 규정의 위반 여부가 쟁점이 되어 심리가 이루어졌다.
법의 입법목적과 법 제67조 제1호, 제23조 제3항의 각 규정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사업주가 제23조에서 정한 위험 예방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로 인하여 실제로 재해가 발생하였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그 위반죄가 성립되며(대법원 2006. 4. 28. 선고 2005도3700 판결 등 참조), 법 제66조의2는 제23조 제3항을 위반하여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는 결과가 발생된 경우에는 법 제67조 제1호보다 무겁게 처벌하도록 한 것이다.
이에 비추어 보면, 법 제23조 제3항에 따라 사업주가 취하여야 할 안전상의 조치 사항을 정한 규칙 제341조 제1항의 취지는, 사업주가 조적벽 등의 건설물에 근접한 장소에서 굴착작업을 하는 도중에 건설물의 파손 등이 실제로 발생되어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는 경우 뿐 아니라, 굴착작업을 할 때에 건설물의 파손 등의 가능성이 있고 이로 인하여 작업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는 경우에도 해당 건설물을 보강하는 등의 위험 방지조치를 취하도록 규정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굴착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건설물이 붕괴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건설물 자체의 노후나 굴착작업 등이 원인이 되어 건설물이 붕괴될 우려가 발생되어 있는 경우에는 규칙 제341조 제1항에 따라 그 위험 방지조치를 취하여야 하며,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행위는 바로 법 제23조 제3항을 위반한 것에 해당한다. 그리고 나아가 그와 같은 위험 방지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결과 실제로 건설물이 붕괴되어 공사현장에서 작업하는 근로자가 사망에 이르렀다면, 비록 건설물의 붕괴가 굴착작업 후에 발생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붕괴의 원인이 그와 같은 위험 방지조치의 의무 위반에 있는 이상 이는 법 제23조 제3항 및 규칙 제341조 제1항을 위반한 것으로서 법 제66조의2에 해당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앞서 본 사실관계를 비롯한 원심판결 이유 및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 회사가 이 사건 담장 부근의 작업구간에서 시행한 굴착작업의 굴착면의 높이는 2미터 내지 2.5미터 가량으로서 규칙에서 정한 위험제거의무가 부과되는 굴착작업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 회사가 시행한 굴착작업을 비롯한 여러 작업에 따라 노후한 이 사건 담장에 피로하중이 누적되어 공사현장 인근에 있는 이 사건 담장이 붕괴될 우려가 생겼으므로, 현장소장인 피고인 1로서는 그 붕괴 전에 이 사건 담장을 보강하는 등 붕괴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할 의무가 있었다 할 것이고, 그럼에도 적절하게 이루어졌다고 보기에 부족한 위 안전성 평가 외에 그 붕괴를 방지할 아무런 안전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결국 굴착 등의 작업으로 약화되어 있던 이 사건 담장이 그 작업의 완료와 근접한 시기에 붕괴됨으로써 그 부근에서 작업하다 다른 현장으로 이동하던 근로자가 사망하기에 이르렀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1의 위 행위는 ‘건설물에 근접한 장소에서 굴착작업을 할 때에 건설물의 파손 등에 의하여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해당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하는 법 제23조 제3항 및 규칙 제341조 제1항을 위반한 것으로서, 그로 인하여 건설물이 붕괴되어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으므로 법 제66조의2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이 사건 담장이 굴착작업 도중이 아닌 완료 후에 붕괴되었다거나 그 붕괴에 다른 원인이 경합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달리 볼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