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정당의 목적달성을 위하거나, 특정 정당이나 정치단체를 지지·반대하거나, 선거에서 당선·낙선하게 할 목적으로 행하는 시위·출판·의견공표 등 정치적 행위( 동조 제4항,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27조)를 금지하고 있다. 교육기본법에서는 교육이 정치적·파당적 또는 개인적 편견을 전파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용되어서는 아니되며( 동법 제6조 제1항), 교원은 특정한 정당이나 정파를 지지하거나 반대하기 위하여 학생을 지도하거나 선동하여서는 아니된다( 동법 제14조 제4항)고 규정하고 있고, 교원노조법 제3조에서는 교원의 노동조합은 일체의 정치활동을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에서 정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 및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원칙과 위 국가공무원법, 교육기본법, 교원노조법의 각 조항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공무원으로서 교사 개인은 국가공무원이라는 특수신분과 그 중에서도 특별히 교사라는 직무의 특수성으로 인해 직무수행(특히 수업권의 행사)에 있어 정치적 중립을 엄격히 지킬 의무가 있고, 법령에서 정한 편파적 정치활동을 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으며, 나아가 집단으로서 교사들은 노동조합을 통하여 집단적 정치활동을 하는 것이 일체 금지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ㄷ) 이에 대하여 피고인 1은 ‘이 사건 시국선언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거나 특정정당을 지지하는 행위가 아니었고, 교원노조법 및 교육기본법의 조항들은 선언적 규정에 불과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다.
(i) 교원노조법 제3조가 선언적 규정에 불과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교원노조법 제3조의 입법목적이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2004. 3. 12. 법률 제718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이 법 및 개정 후의 공직선거법을 모두 합하여 ‘공선법’이라 한다) 제87조 단서의 적용을 배제하기 위하여 제정된 것이라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법률안 심사보고서의 내용, 교원노조법 제1조가 정치적 자유제한을 목적하는 조문이 아니라는 점, 교원노조법 제3조를 위반한 경우 이를 직접 처벌하는 조항이 같은 법에 규정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근거로 하고 있는 듯하다.
우선 법규정의 입법목적을 해석함에 있어 주관적·목적론적 해석방법론의 당부는 별론으로 하고서라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작성의 심사보고서에만 기초하여 입법자의 의사를 추단하는 것은 적절하지도, 타당하지도 아니한데다가, 위 심사보고서의 기재내용은 교원노조법 제14조 제3항의 입법목적에 관한 것이지 제3조에 관한 것도 아니다. 법문언의 표현 자체도 ‘일체의’ 정치활동이라는 표현을 하여 협의의 정치활동 중 선거개입만으로 제한하지 않고 있다(선거개입 방지가 동 조항의 배타적 입법목적이었다면 선거관련 법령에 규정을 두는 것으로 충분하였을 것이다. 공선법 제9조에서는 교원노조법 제정 이전부터 이미 ‘공무원 기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자(기관·단체를 포함한다)는 선거에 대한 부당한 영향력의 행사 기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기도 하다). 물론 교원노조법 제3조의 입법목적에 교원의 선거개입을 통한 정치행위를 금지하는 고려도 포함되어 있다고는 할 것이나, 유일하거나 주된 입법목적이 선거개입방지나 공선법의 적용범위를 명확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으며, 교원노조법 전체의 법목적, 관련 법률과의 체계적 연관성 및 헌법정신으로부터 위 조항의 입법목적을 도출하여야 할 것이다.
교원노조법의 입법목적이 국가공무원법 제66조 제1항에 따라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았던 공무원들의 근로기본권 중 단결권 및 단체교섭권을 교원들에 한하여 허용하는 특례를 주는 것(교원을 제외한 일반 공무원들은 2005. 1. 27. 법률 제7380호로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됨으로써 비로소 위 근로기본권을 법률상 보장받게 되었다)인바, 노동조합이 노동운동을 통해 달성하려는 목적은 전반적 근로환경 및 사회여건 개선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이익단체로 입법·행정에 개입하는 등 정치활동 및 선거와 연계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는데, 다만 교원노동조합에서 이러한 정치활동에 가담하는 것은 헌법상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무 및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해할 우려가 있고, 단체행동권을 허용하지 않는 위 법률의 취지에도 맞지 아니하므로 이를 차단할 필요성이 높아서 일반적 정치활동 금지조항을 둔 것으로 해석할 것이다.
나아가 교원노조법 제3조 위반을 이유로 조합원을 직접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이 동법에 규정되어 있지 않긴 하나, 정치활동이 금지된 단체나 개인이 선거운동을 한 경우에는 공선법 제87조를 위반하게 되어 같은 법 제255조 제1항 제11호에 의하여 처벌되며, 같은 취지로 정치활동이 금지된 공무원이 정당의 발기인이 된 경우에는 정당법 제22조를 위반하게 되어 같은 법 제53조 위반으로 처벌되고, 더욱이 공무원에게는 누구보다 강력한 법령준수의무( 국가공무원법 제56조)가 요구된다고 할 것이며( 대법원 2006. 9. 22. 선고 2005두15298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령준수의무를 위반하는 것은 국가공무원법 제78조에 따른 징계사유에 해당하는데, 교원노조법 자체에 처벌조항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추상적·선언적 의미의 규정이니까 준수할 필요가 없다는 식의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
이상의 검토에 기초해 볼 때 교원노조법 제3조의 정치행위 금지조항은 법에서 보호해야할 공익적 가치를 가지고 있으며, 이 사건 집단행위의 공익 위반 판단(특히,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 침해 여부)에 있어 고려하여야 할 주요한 요소이다(다만,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인들의 집단적·정치적 표현의 자유와의 이익형량의 측면에서는 비례의 원칙에 부합하는지를 살펴야 한다).
(ii) 이 사건 시국선언의 내용이 정파적 이해관계에 관한 것이 아니므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무를 훼손하지 아니하였고 교원노조법상 허용되지 않는 정치활동이 아니라는 취지의 주장을 본다.
정치활동의 범주를 나누어 보면 협의의 정치활동은 직접적으로 정치권력의 획득이나 유지·행사를 목적으로 하는 활동으로서 구체적으로는 정당활동이나 선거운동이 여기에 해당하고, 광의의 정치활동은 권위나 권력이 매개된 사회적 관계 속에서 이해관계가 대립하는 당사자 간의 집단적 의사결정 절차에 참여하는 활동으로서 개인적 또는 집단적으로 정치적 의견을 표현하는 모든 행위가 여기에 해당한다. 공무원이 협의의 정치활동을 할 경우는 국가공무원법 제65조, 공선법 제87조, 정당법 제22조 등에서 별도로 규제하는 규정을 두고 있으며, 그 밖의 광의의 정치활동이 이 사건에서 문제된다. 교원노조법에서는 교원노동조합의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하고 있으나, ‘일체의 정치활동’의 의미가 앞에서 본 광의의 정치행위 모두를 제약하는 것은 아니다(이렇게 해석할 경우 정치적 기본권의 본질을 침해하는 해석이 될 우려가 있다. 물론 그렇다고 ‘선거개입행위’만으로 지나치게 축소하는 것도 법문이나 입법목적에 반함은 이미 살펴본 바와 같다). 결국 교원노조법에서 금지하는 정치활동의 의미는 헌법합치적 해석의 범위 안에서 국가공무원법, 교원노조법 등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규정들의 취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외연과 내포가 정해져야 할 것이고, 교사를 포함한 공무원의 정치활동을 금하는 본질적 이유가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행위를 허용하지 않으려 함에 있는 이상 적어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등 정부의 정책결정절차나 정책집행절차에 집단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이를 비판하고 저지하는 행위는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행위로서 교원노조법에서 제한하고 있는 정치행위라 할 것이다.
이 사건에서 전교조는 정부의 정책결정 및 집행을 저지하거나 비판적 영향력을 집단적으로 행사하려는 목적하에서 시국선언에 이른 것이고, 아울러 이는 정부정책에 대하여 비판적 목소리를 내는 다른 정치세력 및 사회집단과 연계하여 사회적 파장을 가져오려는 의도 하에 행해진 행위라 할 것이어서 정치적 집단행위에 해당한다.
(iii) 교육기본법 제6조 제1항 및 제14조 제4항은 교육이 정치적 방편으로 이용되거나 특정한 정당·정파를 지지·반대할 목적으로 이용되어서는 안된다는 취지의 규정으로 교육의 목적에 있어서의, 또한 교사 개인의 직무영역에 있어서의 정치적 중립성 수호를 그 입법목적으로 하고 있다. 위 조항 위반에 관한 처벌규정이 결여되어 선언적·추상적 의미에 불과하다는 논변은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은 헌법적 가치와 공무원의 법령준수의무 측면에서 볼 때 받아들이기 어렵다(기본적으로 이 사건에서 교원노조법 및 교육기본법의 해당 조항들의 법목적을 고찰하는 이유는 해당 조항을 직접적, 강제적 규범으로 적용하는데 그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피고인들을 수명자로 하는 위 법조항의 취지를 해석하여 이 사건 집단행위가 공익에 위배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데 고려하기 위해서이다. 따라서 백보 양보하여 설령 피고인 1의 주장대로 위 조항들이 모두 선언적·추상적 의미에 그친다고 하더라도, 헌법정신에 따라 제정된 법률에서 선언하고 있는 가치이기에 공익판단의 요소로서 주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다만, 위 교육기본법에서 추구하는 가치들을 이익형량의 요소로 고려할 때 다음과 같은 점의 고찰이 필요하다. 교사들이 공무원으로서 정치적 중립의무를 부담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정치적 표현행위가 공무원 집단의 의사표출로 나타난 경우 이외에 개인적·시민적 차원에서 정치적 의사표시를 한 경우까지에도 이를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기본권의 본질을 중하게 침해한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다수의 교육학적 이념, 즉 전통적인 교육이론, 대안적 교육이론, 실용주의 교육이론, 나아가 비판적 교육이론 등 다양한 교육이론과 교육철학에 따라 교사의 정치적 의견 표명과 정치적 사회활동이 학생들에게 순영향을 미칠지 악영향을 미칠지는 논쟁의 대상이 되는 주제이긴 하나, 교사가 직무로서 학생들에 대하여 수업권을 행사하는 데에 있어서 정치적 중립의무를 부담한다는 이유로 공허한 내용의 정치·시민교육을 한다거나, 집권한 정권(진보적이든 보수적이든 그 정권의 성격과는 관계 없다)이 추구하는 가치만을 교육하는 것은 오히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나 건전한 시민을 양성하려는 교육목적을 훼손할 수 있다. 즉, 학생에 대한 정치교육에 있어서는, 합의된 가치의 교육과 정치적 대립관계에 있는 가치의 교육이 병행되어야 하고, 사회의 가치와 권위에 대한 존중정신과 비판정신의 균형있는 교육도 이루어져야 하며, 결국 사회인이자 지성인으로서 사회지지적인 동시에 사회비판적일 수 있는 온전한 판단력을 구비한 민주시민을 양성하는 목적을 달성하라는 것이 헌법적 요청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교사가 개인적·시민적 차원에서 누리는 정치적 자유와 수업권의 행사에 있어서 가지는 정치교육의 권한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 및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의 훼손이 커서 중대하게 편파적인 결과에 이르지 않는다면 최대한 보장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교사들 또한 가치관의 형성과정에 있는 학생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교사의 지위에 있으면서 사회적으로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는 정치현상에 관하여 자신의 개인적 가치관과 경험에 기초하여 특정한 정치적 성향의 인지적, 감정적, 평가적 지향점을 드러낼 경우 학생들이 비판적 고찰 없이 이를 받아들이는 위험이 초래될 우려가 있으므로(교사라는 지위에서 나오는 정당한 권위는 학생으로부터 존중받아야 하지만, 교사의 지위가 교사 개인의 정치성향에까지도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으로 학생들이 오인할 수 있는 위험이 제거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교사는 자신의 개인적·주관적 정치적 소신과 학생들을 교육하는 객관적 교육자로서의 직무상 지위를 혼동하여서는 안될 것이다), 편파적 성향을 스스로 제어해야 할 직무상 의무가 있고 더더군다나 개인적 정치적 소신을 전달할 목적으로 수업을 이용하는 것은 허용되어서는 아니된다.
이러한 제반 사정에 기초해서 볼 때, 결국 교육기본법 제6조 제1항 및 제14조 제4항 등의 입법목적도 이 사건 집단행위의 공익위반 판단(특히, 교육의 중립성 침해 여부)에 고려하여야 할 요소이긴 하나, 이는 교사 개인의 개인적·시민적 정치적 자유권의 본질을 침해하지 아니하고, 교사의 수업권, 학생의 학습권, 교육의 진정한 정치적 중립의 실현이라는 가치에 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ㄹ) 이익의 비교형량
이 사건 시국선언의 기획 및 추진 과정, 목적과 경위, 구체적 표현내용 등 종합적인 정황에 기초하여 피고인들의 집단적·정치적 표현의 자유와 공무원 및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국가공무원법, 교원노조법, 교육기본법의 관련 조문에서 추구하는 이익을 형량하여 공익위반 여부를 살펴본다.
(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