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임 범위 일탈 여부 판단 기준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공고는 이 사건에서 문제 되고 있는 러쉬의 성분인 알킬 니트리트(Alkyl nitrite)를 포함한 60개의 물질을 임시마약류로 지정하면서, 위 60개의 물질 모두에 대해 법 제2조 제3호 (가)목의 임시향정신성의약품으로만 구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법 제2조 제3호는 향정신성의약품에 관하여, 오용하거나 남용할 우려의 심각성 여부, 의료용으로의 사용 여부, 안전성의 결여 여부, 신체적 또는 정신적 의존성의 발생 여부에 따라 (가)목에서 (마)목으로 세부적으로 분류하고 있고, 그 벌칙 조항도 (가)목 내지 (라)목의 각 단계별로 향정신성의약품의 취급행위 태양에 따라 처벌의 정도에 차등을 두고 있는바, 구법 제5조의2 제2항 각 호에서는 임시마약류로 지정하는 경우 임시마약류의 지정사유, 임시마약류의 명칭, 임시마약, 임시향정신성의약품 또는 임시대마의 구분, 임시마약류의 지정에 관한 사항 등을 공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법에서는 마약 및 대마와는 달리 향정신성의약품의 경우는 ‘법 제2조 제3호 (가)목 내지 (마)목의 향정신성의약품’으로 각 구분하고 있으므로, 신종 유사마약류를 임시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할 때도 적어도 이에 준하는 정도의 구분의 필요성은 있어 보이는 점, 구법 제5조의2 제4항에서 임시마약류에 대한 일반적인 금지규정을 만들어 두고 있으나 이에 위반하는 경우의 형사처벌에 관하여는 다른 외국의 입법례와는 달리 같은 조 제5항에서 법 제3조를 준용하도록 함으로써 임시향정신성의약품의 경우에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간주하여 향정신성의약품과 동일하게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만일 법 제2조 제3호 (가)목의 물질에 준하는 정도의 오·남용의 가능성, 안전성, 신체적 또는 정신적 의존성 여부가 인정되지 않는 임시향정신성의약품을 법 제2조 제3호 (가)목의 향정신성의약품과 동일하게 처벌할 경우 그 범죄의 죄질 및 이에 따른 행위자의 책임에 비하여 지나치게 가혹하여 형벌체계상 현저히 균형을 잃는 등 형벌에 관한 책임주의 원칙에 반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는 점, 구법 제5조의2 제1항 단서는 약사법 제31조 제2항 및 제3항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장으로부터 의약품 품목허가를 받거나 품목신고를 한 의약품(단서 제1호), 약사법 제34조 제1항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장으로부터 승인을 받은 임상시험용 의약품(단서 제2호)은 임시마약류 지정대상에서 제외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의약품은 애초부터 임시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될 수 없으므로, 의료용으로 사용될 수 없기 때문에 법 제2조 제3호 (가)목의 임시향정신성의약품으로만 지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타당해 보이지 않는 점, 신종 유사마약류에 대한 긴급한 규제의 필요성 때문에 임시마약류로 지정하는 것이므로, 법 제2조 제3호 (가)목 내지 (마)목의 어느 단계에 해당하는 임시향정신성의약품인지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임시마약류 지정 제도의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 면도 없지 않으나, 기록에 의하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신종 유사마약류를 임시마약류로 지정하기 전에 신종 유사마약류에 대한 외국 규제 사례나 약리효과 등의 검토를 통해 해당 물질의 약리작용, 의학적 용도, 부작용 및 위해성 등에 대한 검토를 거쳐 신종 유사마약류를 임시마약류로 지정한다는 것이므로, 위와 같은 검토 과정에서 해당 물질의 오·남용 우려의 심각성 정도, 안전성의 결여 여부, 신체적 또는 정신적 의존성의 발생 여부 등에 관해 현재의 과학적 수준에서 검증 가능한 정도의 범위 내에서 개략적이나마 그 정도의 차이를 구분하는 것이 전혀 불가능해 보이지는 않아 보이고, 특히 적어도 법 제2조 제3호 (가)목의 물질에 준하는 정도의 심각한 오·남용의 가능성, 안전성 결여, 신체적 또는 정신적 의존성 여부는 임시마약류 지정 단계에서도 외국 규제 사례나 약리효과 등의 검토를 통해서 어느 정도 구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점 등 당해 위임조항의 규정형식과 관련 법규를 유기적·체계적으로 종합 판단하고 규제 대상의 성질을 구체적·개별적으로 검토해 보면, 앞서 본 임시마약류 지정 제도 도입의 실효성을 담보하고 ‘임시마약류’도 향후 ‘마약류’로 지정하기 위한 임시조치라는 점을 고려하여 임시마약류를 마약류와 동일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임시마약류 중 법 제2조 제3호 (가)목의 물질에 준하는 정도의 오·남용의 가능성, 안전성, 신체적 또는 정신적 의존성 여부가 인정되는 경우에 한해서만 법 제2조 제3호 (가)목의 향정신성의약품에 준하여 중하게 처벌할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 결국 이 사건 공고가 임시마약류 중 법 제2조 제3호 (가)목의 물질에 준하는 정도의 심각한 오·남용의 가능성, 안전성, 신체적 또는 정신적 의존성 여부가 인정되지 않는 물질을 법 제2조 제3호 (가)목의 임시향정신성의약품으로 구분하여 법 제2조 제3호 (가)목의 향정신성의약품과 동일하게 처벌하도록 하는 것은 모법인 법에서 위임한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