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임 범위 일탈 여부 판단 기준
이 사건 공고는 이 부분 공소사실에서 문제 되고 있는 러쉬의 성분인 알킬 니트리트(Alkyl nitrite)를 포함한 86개의 물질을 임시마약류로 지정하면서, 위 86개의 물질 모두에 대해 법 제2조 제3호 가목의 임시향정신성의약품으로만 구분하고 있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법 제2조 제3호는 향정신성의약품에 관하여, 오용하거나 남용할 우려의 심각성 여부, 의료용으로의 사용 여부, 안전성의 결여 여부, 신체적 또는 정신적 의존성의 발생 여부에 따라 가목에서 마목으로 세부적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 벌칙 조항도 가목 내지 라목의 각 단계별로 향정신성의약품의 취급행위 태양에 따라 처벌의 정도에 차등을 두고 있다. 법 제5조의2 제2항 각 호에서는 임시마약류로 지정하는 경우 임시마약류의 지정사유, 임시마약류의 명칭, 임시마약, 임시향정신성의약품 또는 임시대마의 구분, 임시마약류의 지정에 관한 사항 등을 공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법에서는 마약 및 대마와는 달리 향정신성의약품의 경우는 ‘법 제2조 제3호 가목 내지 마목의 향정신성의약품’으로 각 구분하고 있으므로, 신종 유사마약류를 임시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할 때도 적어도 이에 준하는 정도의 구분의 필요성은 있어 보인다. 법 제5조의2 제4항에서 임시마약류에 대한 일반적인 금지규정을 만들어 두고 있으나 이에 위반하는 경우의 형사처벌에 관하여는 같은 조 제5항에서 법 제3조를 준용하도록 함으로써 임시향정신성의약품의 경우에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간주하여 향정신성의약품과 동일하게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만일 법 제2조 제3호 가목의 물질에 준하는 정도의 오·남용의 가능성, 안전성, 신체적 또는 정신적 의존성 여부가 인정되지 않는 임시향정신성의약품을 법 제2조 제3호 가목의 향정신성의약품과 동일하게 처벌할 경우 그 범죄의 죄질 및 이에 따른 행위자의 책임에 비하여 지나치게 가혹하여 형벌체계상 현저히 균형을 잃는 등 형벌에 관한 책임주의 원칙에 반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다. 결국 이 사건 공고가 임시마약류 중 법 제2조 제3호 가목의 물질에 준하는 정도의 심각한 오·남용의 가능성, 안전성, 신체적 또는 정신적 의존성 여부가 인정되지 않는 물질을 법 제2조 제3호 가목의 임시향정신성의약품으로 구분하여 법 제2조 제3호 가목의 향정신성의약품과 동일하게 처벌하도록 하는 것은 모법인 법에서 위임한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