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법리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1항 제1호는 금융투자상품의 매매, 그 밖의 거래와 관련하여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를 사용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여기서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란 사회통념상 부정하다고 인정되는 일체의 수단, 계획 또는 기교를 말한다. 나아가 어떠한 행위를 부정하다고 할지는 그 행위가 법령 등에서 금지된 것인지, 다른 투자자들로 하여금 잘못된 판단을 하게 함으로써 공정한 경쟁을 해치고 선의의 투자자에게 손해를 전가하여 자본시장의 공정성, 신뢰성 및 효율성을 해칠 위험이 있는지를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4. 1. 16. 선고 2013도9933 판결, 대법원 2017. 3. 30. 선고 2014도6910 판결 등 참조).
자본시장법은 자본시장에서의 금융혁신과 공정한 경쟁을 촉진하고 투자자를 보호하며 금융투자업을 건전하게 육성함으로써 자본시장의 공정성, 신뢰성 및 효율성을 높여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제정되었는데(제1조), 자본시장의 공정성 등을 확보하기 위하여 금융투자업자에 대하여 ‘특정 금융투자상품의 가치에 대한 주장이나 예측을 담고 있는 자료(이하 ‘조사분석자료’라 한다)를 투자자에게 공표함에 있어 그 조사분석자료의 내용이 사실상 확정된 때부터 공표 후 24시간이 경과하기 전까지 그 조사분석자료의 대상이 된 금융투자상품을 자기의 계산으로 매매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제71조 제2호). 자본시장법의 위임에 따라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정한 "금융투자회사의 영업 및 업무에 관한 규정(이하 ‘금융투자회사업무규정’이라 한다)"에 의하면, 금융투자회사 및 금융투자분석사는 조사분석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하여야 하고, 공정성을 현저하게 결여하거나 합리적 근거가 없는 조사분석자료를 작성하거나 이를 공표하여서는 아니 된다(제2-26조 제1항, 제4항)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금융투자회사업무규정 제2-31조 제4항은 ‘금융투자분석사는 소속 금융투자회사에서 조사분석자료를 공표한 금융투자상품을 매매하는 경우에는 공표 후 24시간이 경과하여야 하며, 해당 금융투자상품이 공표일부터 7일이 경과하지 아니한 때에는 공표내용과 같은 방향으로 매매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제2-32조 제1항은 ‘금융투자회사는 금융투자분석사 또는 조사분석자료의 작성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가 조사분석자료를 공표하거나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자신의 재산적 이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금융투자상품의 매매를 권유하는 경우 그 재산적 이해관계를 고지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조 제2항은 ‘제1항에서 규정하는 재산적 이해관계라 함은 누구의 명의로 하든지 자기 또는 배우자(사실상의 혼인관계에 있는 자를 포함한다)의 계산으로 보유하고 있는 금융투자상품 및 권리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종래 대법원은 자본시장법의 위와 같은 목적과 취지, 금융투자업자 등이 자본시장의 공정성, 신뢰성 및 효율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지켜야 할 위와 같은 법령상의 의무 등을 고려하여 "금융투자업자 등이 특정 증권을 장기투자로 추천하기 직전에 자신의 계산으로 그 증권을 매수한 다음, 추천 후 그 증권의 시장가격이 상승할 때에 즉시 차익을 남기고 매도하는 이른바 스캘핑(scalping) 행위를 하는 경우, 그 행위가 명백하게 거짓인 정보를 시장에 흘리는 방법으로 그 특정 증권을 추천하는 행위뿐만 아니라, 증권 자체에 관한 정보는 거짓이 아니어서 자본의 흐름을 왜곡시키는 것은 아니라도 금융투자업자 등이 추천하는 증권을 자신이 선행매수하여 보유하고 있고 추천 후에 이를 매도할 수도 있다는 그 증권에 관한 자신의 이해관계를 표시하지 않은 채 그 증권의 매수를 추천하는 행위는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1항 제1호에서 말하는 ‘부정한 수단, 계획, 기교를 사용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위 2014도6910 판결 참조).
그런데 금융투자업자 등이 특정 증권에 관한 정보를 공표하기 전에 자신의 계산으로 증권을 매수하지 않고 제3자에게 특정 증권을 추천하여 제3자의 계산으로 그 증권을 매수하도록 한 경우에, 그러한 추천 사실이나 해당 증권에 대한 제3자의 보유사실을 고지하지 아니하고 일반투자자에게 그 증권의 매수를 추천하는 행위도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1항 제1호에서 말하는 ‘부정한 수단 등을 사용하는 행위’에 해당하는지 살펴본다.
자본시장법 및 금융투자회사업무규정상 금융투자업자 등이 조사분석자료를 공표하거나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자신의 재산적 이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금융투자상품의 매매를 권유하는 경우 자기 또는 배우자의 계산으로 보유하고 있는 금융투자상품 및 권리를 고지하도록 하고 있을 뿐, 금융투자업자 등이 조사분석자료 공표 전에 제3자에게 그의 계산으로 금융투자상품을 매수하도록 추천한 경우 그와 같은 사실을 조사분석자료에서 밝히도록 규정하고 있지는 아니하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 금융투자업자 등이 해당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매수 추천 사실이나 제3자의 보유 사실을 조사분석자료에서 밝힐 법령상의 의무가 있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또한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1항 제1호를 위반할 경우 징역형 외에도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손실액의 3배 이상 5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형을 필요적으로 병과하도록 하고 있다(자본시장법 제447조 제1항, 제443조 제1항 제8호). 이는 금융투자업자 등이 위 제178조 제1항 제1호를 위반할 경우 통상 그 행위로 인한 경제적인 이득이 있음을 전제로 한다고 볼 수 있는데, 결국 금융투자업자 등이 자신의 계산이나 적어도 제3자와 공모하는 등으로 자신의 계산에 준하는 선행매매를 하는 경우를 상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자본시장법 제178조는 금융투자상품의 거래와 관련한 불공정행위를 포괄적으로 금지하기 위한 조항인데, 그중에서도 제178조 제1항 제1호는 매우 포괄적, 추상적으로 규정되어 있다. 이처럼 포괄조항으로서 일반적·추상적인 용어가 사용된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1항 제1호를 아무런 제한 없이 해석하여 거래와 관련하여 조금이라도 정당성이 결여된 행위가 전부 금지된다고 볼 경우, 금지의무 위반으로 인한 처벌의 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될 뿐만 아니라 자본시장의 효율성이 저해될 위험도 있다.
이러한 제반 사정 등을 고려해 볼 때, 금융투자업자 등이 특정 증권에 관한 정보를 공표하기 전에 제3자에게 특정 증권을 추천하여 그의 계산으로 그 증권을 매수하도록 하는 것이 제3자와 공모하는 등으로 자신의 계산에 준하는 경우가 아닌 한, 그러한 추천 사실이나 해당 증권에 대한 제3자의 보유 사실을 고지하지 아니하고 일반투자자들에게 그 증권의 매수를 추천하는 행위는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1항 제1호에서 말하는 ‘부정한 수단 등을 사용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