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 공소외 1에 대한 공무집행방해의 점
⑴ 먼저 검사가 경찰관들이 여자친구와 실랑이를 하는 행인들을 향하여 달려가는 피고인을 붙잡은 행위가 경찰관직무집행법 제2조 제6호에 근거한 행위라고 주장하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경찰은 범죄의 예방, 진압 및 수사와 함께 국민의 생명, 신체 및 재산의 보호 등과 기타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도 직무로 하고 있고, 그 직무의 원활한 수행을 위하여 경찰관직무집행법, 형사소송법 등 관계 법령에 의하여 여러 가지 권한이 부여되어 있으므로, 구체적인 직무를 수행하는 경찰관으로서는 제반 상황에 대응하여 자신에게 부여된 여러 가지 권한을 적절하게 행사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것이고, 그러한 권한은 일반적으로 경찰관의 전문적 판단에 기한 합리적인 재량에 위임되어 있는 것이다(대법원 2004. 9. 23. 선고 2003다49009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와 경찰관직무집행법 제3조 내지 8조에 경찰관의 불심검문, 보호조치, 위험발생의 방지, 범죄의 예방과 제지, 위험방지를 위한 출입, 사실의 확인 등의 권한 및 이로 인하여 대인적 또는 대물적 강제조치를 취할 수 있는 요건과 권한이 명시되어 있고, 형사소송법 제199조 제1항은 “수사에 관하여는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사를 할 수 있다. 다만, 강제처분은 이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며, 필요한 최소한도의 범위 안에서만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위 경찰관직무집행법 제2조 제6호는 경찰관이 수행할 수 있는 직무의 목적에 해당하고 이를 위하여 대인적 또는 대물적 강제조치를 취하는 경우에는 경찰관직무집행법, 형사소송법 기타 관계법령의 개별규정에 정한 요건을 충족하여야 할 것이다.
⑵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경찰관 공소외 3은 피고인에게 음주측정을 위한 임의동행을 요구하면서 ‘동행을 거절하거나 동행과정에서 언제든지 이탈할 수 있음’을 피고인에게 고지하지 아니하였고, 순찰차로 이동하던 중 자신의 여자친구와 성명불상의 남자 2명이 서로 말다툼 하는 것을 발견한 피고인이 동행과정에서 이탈하여 그 쪽으로 가는 것을 제지하였는바,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전체적으로 보면 경찰관들이 피고인의 장소 이동을 물리적으로 저지한 것은 사실상의 강제 처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⑶ 경찰관의 위와 같은 제지행위는 형사소송법상 체포, 긴급체포, 현행범체포에 해당하지 아니함은 명백하므로, 경찰관직무집행법 제6조 제1항의 요건에 해당하는지 살펴본다.
경찰관직무집행법 제6조 제1항은 “경찰관은 범죄행위가 목전에 행하여지려고 하고 있다고 인정될 때에는 이를 예방하기 위하여 관계인에게 필요한 경고를 발하고, 그 행위로 인하여 인명·신체에 위해를 미치거나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어 긴급을 요하는 경우에는 그 행위를 제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위 조항 중 경찰관의 제지에 관한 부분은 범죄의 예방을 위한 경찰 행정상 즉시강제 즉, 눈앞의 급박한 경찰상 장해를 제거하여야 할 필요가 있고 의무를 명할 시간적 여유가 없거나 의무를 명하는 방법으로는 그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의무불이행을 전제로 하지 아니하고 경찰이 직접 실력을 행사하여 경찰상 필요한 상태를 실현하는 권력적 사실행위에 관한 근거조항이다. 행정상 즉시강제는 그 본질상 행정 목적 달성을 위하여 불가피한 한도 내에서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것이므로, 위 조항에 의한 경찰관의 제지 조치 역시 그러한 조치가 불가피한 최소한도 내에서만 행사되도록 그 발동 · 행사 요건을 신중하고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하고, 그러한 해석·적용의 범위 내에서만 우리 헌법상 신체의 자유 등 기본권 보장 조항과 그 정신 및 해석 원칙에 합치될 수 있다. 따라서 경찰관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행위가 눈앞에서 막 이루어지려고 하는 것이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상황이고, 그 행위를 당장 제지하지 않으면 곧 인명·신체에 위해를 미치거나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상황이어서, 직접 제지하는 방법 외에는 위와 같은 결과를 막을 수 없는 절박한 사태일 때에만 경찰관직무집행법 제6조 제1항에 의하여 적법하게 그 행위를 제지할 수 있고, 그 범위 내에서만 경찰관의 제지 조치가 적법한 직무집행으로 평가될 수 있는 것이다(대법원 2008. 11. 13. 선고 2007도9794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이 경찰관의 요구에 따라 순순히 순찰차에 탑승하던 도중 여자친구와 성명불상의 남자 2명이 말다툼을 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 쪽으로 뛰어가려고 하였음에 불과하므로 위와 같은 피고인의 행위를 가리켜 경찰관직무집행법 제6조 제1항에서 정하는 “범죄행위가 목전에 행하여지려고 하고 있는” 상황으로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경찰관들이 피고인이 장소 이동을 하지 못하도록 피고인을 제지한 것은 경찰관직무집행법 제6조 제1항 소정의 적법요건을 갖추었다고 볼 수 없다.
⑷ 결국 경찰관들이 피고인을 제지한 행위는 법률상 아무런 근거 없이 행한 위법한 강제처분으로서 피고인이 위 가의 1)항 기재와 같이 경찰관 공소외 1을 폭행한 행위는 이에 대항하기 위한 행위로서 적법한 공무집행을 요건으로 하는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