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전부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은, 도급인이 수급인 또는 수급인 근로자에 대한 안전 및 보건조치책임을 부담하는 범위를 관계수급인 근로자가 도급인의 사업장, 도급인이 제공하거나 지정한 장소로서 도급인이 지배·관리하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장소에서 작업하는 경우로 규정함으로써(제63조), 도급의 유형, 위험장소, 사업의 목적 등에 관계없이 수급인 근로자의 안전 및 보건조치에 대해 책임지도록 하였고, 이를 위반한 도급인에게 형사처벌을 하도록 규정하였다.
건설공사의 시공을 직접 수행할 자격과 능력을 갖춘 자가 그 공사를 다른 사업주에게 도급하는 경우, 공사를 도급한 자로서는 해당 공사의 공정과 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산업재해의 위험, 그리고 그 위험을 예방할 수 있는 조치에 관하여 충분히 알거나 알 수 있을 것이므로, 이러한 도급인이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관리하는 경우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안전 및 보건조치를 할 의무를 부과하고 그 위반에 대하여 형사책임을 물을 필요성과 정당성이 인정된다.
그러나 건설공사의 시공을 직접 수행할 자격이나 능력이 없는 자가 그 공사를 다른 사업주에게 도급한 경우, 공사를 도급한 자는 해당 공사의 공정이나 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의 위험, 그리고 그 위험을 예방할 수 있는 조치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알 수 있는 지위에 있지 않다. 이러한 경우 공사를 도급한 자에게 관계수급인 근로자에 대하여 안전 및 보건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하고 그 위반에 대하여 형사책임을 묻는 것은 그 지위나 역할과 비교해 과도한 책임을 부과하는 것일뿐더러, 산업안전보건법이 도급인의 책임을 강화하고자 한 목적과 정합한다고 볼 수도 없다. 산업안전보건법이 공사를 도급한 자 중 건설공사발주자를 떼어내어 도급인의 책임 대신 독자적인 건설공사발주자의 책임을 부과한 것은 이러한 취지에서 이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