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피고인 2에 대한 공소사실 및 피고인 1에 대한 상표법 위반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들이 타인의 등록상표가 인쇄된 트럼프 카드의 뒷면에 특수염료로 무늬와 숫자를 인쇄하여 색약보정용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면 식별할 수 있는 이 사건 카드를 제조·판매함으로써 상표권자의 상표권을 각 침해하였다는 것이고,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카드의 제조에 사용된 트럼프 카드는 모두 그 상표권자 등으로부터 적법하게 구입한 것인 사실, 이 사건 카드의 뒷면에 특수염료로 인쇄된 무늬와 숫자는 적외선 카메라 필터로만 식별이 가능할 뿐 육안으로는 식별이 불가능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들의 이 사건 카드 제조·판매행위가 원래의 상품과의 동일성을 해할 정도의 가공이나 수선이라고 평가되지 않는 한 원래의 트럼프 카드에 사용된 상표권은 상표권자 등이 위와 같이 카드를 양도함으로써 소진되었다 할 것인데, 비록 피고인들이 카드의 뒷면에 특수염료로 무늬와 숫자를 인쇄하였다 하더라도 육안으로는 그 무늬와 숫자를 식별하기 불가능하여 이를 특수한 목적을 가진 사람이 특수한 방법으로 사용하지 않는 이상 여전히 그 본래의 용도대로 사용될 수 있고, 이 사건 카드를 다시 사용·양도 또는 판매하는 경우에도 이를 알고서 취득하는 수요자로서는 그 원래 상품의 출처를 혼동할 염려가 없으며 이를 모르고 취득하는 수요자들로서도 상표권자가 제조한 그대로의 상품을 취득한 것으로 인식하여 그 본래의 기능에 따라 사용하게 될 것이므로, 피고인들의 위와 같은 이 사건 카드 제조·판매행위를 가리켜 원래의 상품과의 동일성을 해할 정도의 가공·수선이라고 하거나 상표의 출처표시 기능이나 품질보증 기능을 침해하였다고 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가공행위만으로 피고인들이 원래의 카드와 동일성이 없는 새로운 카드를 생산하였다고 단정하여 피고인 2의 공소사실과 피고인 1의 상표법위반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하였는바, 이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는 상표권의 침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인 2의 상고이유는 이유 있고, 피고인 1의 상표법 위반 부분에 대하여도 법률의 적용에 관한 공통되는 위법이 있어 그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는 피고인 1의 의료기기법 위반 부분과 함께 파기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