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법률의 문언을 보면 후단 경합범의 경우에 법률상 감경에 관한 형법 제55조 제1항을 적용할 이유가 없다.
형법 제39조 제1항은 후단 경합범의 선고형을 정하는 방법에 관한 규정이다. 이 조항 전문에서 경합범 중 판결을 받지 아니한 죄에 대하여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 형을 선고할 것’을 선언하고, 후문에서 "이 경우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라고 부가적으로 정하고 있다. 법관에게 후단 경합범에 관하여 반드시 형평을 고려하여 형을 선고할 의무를 지우면서 다만 필요한 경우에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함으로써 피고인에게 불이익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원칙을 선언하고 있다. 여기에서 ‘감경’은 ‘면제’와 함께 후단 경합범을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는 수단으로 규정되어 있다. 형법 제39조 제1항 후문은 그 앞에 있는 ‘형평을 고려하여 그 죄에 대하여 형을 선고한다.’는 문구를 보충하는 것이고, 후문의 문구에 기초하여 전문의 의미 내용을 축소하거나 제한할 수는 없다.
이 조항 이외의 다른 법률상 감면 규정들(예를 들어 형법 제153조는 "전조의 죄를 범한 자가 그 공술한 사건의 재판 또는 징계처분이 확정되기 전에 자백 또는 자수한 때에는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한다."라고 정한다)은 어떠한 감면 사유가 있으면 그 효과로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이 경우 감경의 대상인 ‘형’은 법정형을 뜻하거나 다른 법률상 감경 사유가 있는 경우 그에 따른 감경을 한 ‘처단형’을 뜻한다.
이에 반하여 형법 제39조 제1항은 전문에서 ‘경합범 중 판결을 받지 않은 죄가 있을 때’라는 요건을 정하고 ‘그 죄와 판결이 확정된 죄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 그 죄에 대하여 형을 선고한다.’는 요건 충족에 따른 효과를 정한 다음, 후문에서 그 방법으로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문언과 구조를 가진 감면 규정은 형법과 특별형법을 모두 살펴보더라도 형법 제39조 제1항을 제외하고는 발견할 수 없다.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에 관한 조항을 해석할 때 가장 중요한 원칙은 판결이 확정된 죄와 후단 경합범을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비교하여 피고인이 별개의 절차에서 심판받는다는 이유만으로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범죄와 형벌 사이에 적정한 균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죄형 균형의 원칙과 형벌은 책임에 기초하고 그 책임에 비례하여야 한다는 책임주의 원칙은 형사책임의 기본원칙이다. 후단 경합범에 관한 이례적이고 독자적인 규정 형식은 후단 경합범을 심판하는 법원이 판결이 확정된 죄와 후단 경합범을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비교하여 단지 별개의 절차에서 심판받는다는 이유만으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후단 경합범을 처벌할 때 죄형 균형의 원칙과 책임주의 원칙에 합당한 형을 발견하라는 요청에 따른 것이다.
이러한 독자적인 규정 형식과 내용, 입법 취지에 비추어 보면, ‘형평을 고려하여 형을 선고한다.’는 것은 형평을 고려하여 적절한 범위에서 형을 감경하여 선고형을 정하거나 형을 면제할 수 있다는 것이고, 이때 형법 제55조 제1항은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만일 형법 제39조 제1항에 따른 감경을 할 때 형법 제55조 제1항의 제한을 받는다고 본다면 형평에 맞지 않는 결과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형법 제39조 제1항 후문에서 감경의 방식으로 형법 제55조 제1항을 적용하도록 하는 명문의 규정을 두고 있지는 않으므로, 후단 경합범의 경우 이 조항을 적용해야 하는지는 법률의 해석에 맡겨져 있다. 형법 제56조가 감경 순서에 관하여 법률상 감경 다음에 작량감경을 정하고 있다고 해서 모든 법률상 감경에 하한을 유지해야 한다는 원칙을 선언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형평을 고려하여 형을 정할 수 있는 수단을 최대한 제공하는 차원에서 형의 면제가 가능한 마당에 감경에 따른 처단형에 하한을 둠으로써 사실상 그 하한과 면제 사이에 처단형 범위의 공백을 둘 어떠한 합리적 이유도 없다. 후단 경합범의 감경에 하한이 없다고 해석하더라도 형법 체계상 정합성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요컨대, 법정형이나 처단형을 대상으로 한 감경은 형법 제55조 제1항의 적용을 받는 감경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나, 형법 제39조 제1항 후문은 전문의 내용을 확인함과 동시에 적절한 범위에서 형을 감경하여 선고형을 정하거나 형을 면제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으로 형법 제55조 제1항의 적용을 받지 않는 별도의 형평수단인 감경으로 해석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