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효한 퇴직금 중간정산의 약정이 있었는지의 여부
다음으로, 피고인과 위공소외 2 사이에 유효한 퇴직금 중간정산의 약정이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본다.
살피건대,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1항은 “퇴직금제도를 설정하고자 하는 사용자는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지급할 수 있는 제도를 설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제2항은 “제1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사용자는 근로자의 요구가 있는 경우에는 근로자가 퇴직하기 전에 당해 근로자가 계속 근로한 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미리 정산하여 지급할 수 있다. 이 경우 미리 정산하여 지급한 후의 퇴직금 산정을 위한 계속근로기간은 정산시점부터 새로이 기산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근로자의 안정적인 노후생활 보장을 목적으로 하는 위 법의 입법취지와 그에 따른 위 법의 강행법규적 성격, 그리고 사용자가 최초에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매월 또는 매년마다 전월 또는 전년도 근로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중간정산하기로 약정한 후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실질적으로 위 법에 따른 퇴직금지급의무를 면탈하는 것을 방지할 필요가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위 법 제8조 제2항에 의한 중간정산이 유효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계속근로기간에 대한 각 중간정산시마다 근로자의 명시적, 적극적인 중간정산 요구가 있어야 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와 같은 퇴직금 중간정산의 유효성을 인정하기 위한 요건은 최대한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이 사건의 경우,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위공소외 2가 위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별다른 이의 없이 수령하여 왔고, 자신의 퇴직금을 계산한 내역이 기재된 ‘퇴직금 산정내역서’ 및 퇴직금의 수령에 관하여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내용이 기재된 ‘급여(퇴직금) 수령확인서’에 자필로 서명하였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피고인 회사에 대하여 위 금원의 지급을 독촉하기도 한 사실, 피고인 회사의 다른 직원들도 위공소외 2와 마찬가지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중간정산의 방식으로 지급받아 온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이와 같은 사실만으로 위공소외 2가 피고인 회사와의 각 계약기간 종료시마다 피고인 회사에 대하여 명시적, 적극적으로 전년도의 계속근로기간에 대한 중간정산의 요구를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오히려 위공소외 2는 단지 피고인 회사에서 관행적으로 이루어져 오던 근로계약체결 방식 및 그에 따른 피고인 회사의 연도별 퇴직금 중간정산 제도에 따라 다른 근로자들과 마찬가지로 매년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받아 온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보일 뿐이므로, 결국 피고인과 위공소외 2 사이에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유효한 퇴직금 중간정산의 약정이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위공소외 2가 피고인 또는 피고인 회사에 대하여 명시적, 적극적인 중간정산의 요구를 하였으므로 위공소외 2와 피고인 사이에 유효한 퇴직금 중간정산 약정이 성립하였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