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감염병예방법’이라고 한다)은, 제18조 제3항에서 질병관리청장,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이 실시하는 역학조사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역학조사를 거부·방해 또는 회피하는 행위(제1호), 거짓으로 진술하거나 거짓 자료를 제출하는 행위(제2호), 고의적으로 사실을 누락·은폐하는 행위(제3호)를 금지하고, 제79조 제1호에서 제18조 제3항을 위반한 자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감염병예방법은, 제2조 제17호에서 "역학조사란 감염병환자 등이 발생한 경우 감염병의 차단과 확산 방지 등을 위하여 감염병환자 등의 발생 규모를 파악하고 감염원을 추적하는 등의 활동과 감염병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사례가 발생한 경우나 감염병 여부가 불분명하나 그 발병원인을 조사할 필요가 있는 사례가 발생한 경우 그 원인을 규명하기 위하여 하는 활동을 말한다."라고 규정하는 한편, 제18조 제1항, 제2항과 제29조에서 역학조사의 주체, 시기, 내용, 방법을 정한 다음, 제18조 제4항에서 역학조사의 내용과 시기·방법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법 문언과 체계 등을 종합하면, 감염병예방법상 ‘역학조사’는 일반적으로 감염병예방법 제2조 제17호에서 정의한 활동을 말하고, 여기에는 관계자의 자발적인 협조를 얻어 실시하는 다양하고도 창의적인 활동이 포함될 수 있다. 그러나 형벌법규의 해석은 엄격하여야 하고, 처벌의 대상이 되는 행위는 수범자의 예견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해 그 범위가 명확히 정해져야 한다. 따라서 형벌법규의 구성요건적 요소에 해당하는 감염병예방법 제18조 제3항의 ‘역학조사’는, 감염병예방법 제2조 제17호의 정의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감염병예방법 제18조 제1항, 제2항과 제29조, 감염병예방법 제18조 제4항의 위임을 받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정한 주체, 시기, 대상, 내용, 방법 등의 요건을 충족하는 활동만을 의미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아울러 ‘요구나 제의 따위를 받아들이지 않고 물리침’을 뜻하는 ‘거부’의 사전적 의미 등을 고려하면, 감염병예방법 제18조 제3항 제1호에서 정한 ‘역학조사를 거부하는 행위’가 성립하려면 행위자나 그의 공범에 대하여 감염병예방법 제18조 제3항에서 정한 ‘역학조사’가 실시되었음이 전제되어야 한다.